[fn★인터뷰] ‘극적인 하룻밤’ 한예리, ‘명암 조절’ 되는 ‘예측 불가형’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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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엉뚱한 이미지, 나이를 예측할 수 없는 동안 외모, 그동안 강한 역할만 맡아왔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배우 한예리는 귀엽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화 ‘극적인 하룻밤’(감독 하기호)은 연애하다 까이고, 썸 타다 놓치는 연애 을(乙) 두 남녀가 ‘원나잇 쿠폰’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로, 극중 한예리는 애인에게 헌신했지만 헌 신짝처럼 버려진 ‘연애 하수’ 시후 역을 맡았다.

그동안 한예리는 영화 ‘해무’, ‘동창생’, ‘남쪽으로 튀어’, ‘코리아’ 등에서 다가기 힘든 캐릭터를 소화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 영화들은 한예리의 얼굴보다 작품의 전체적인 어두운 분위기와 강한 액션에 더 눈길이 갔던 작품이기도 했다.

이번 ‘극적인 하룻밤’을 통해 한예리는 무거운 옷 대신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고 친숙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에 도전했다. 첫 로맨스, 첫 여주인공을 맡은 그는 많은 변화를 꾀할 수 있었다.

“도전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로맨스는 여배우 원톱 주연이 할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하고 싶었어요. 이 자리까지 오는데 시간이 걸렸던 거죠. 이번에 여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기다렸던 장르이기 때문에 하게 됐어요. 시후 캐릭터도 좋았고, 계상 선배와 딱 붙어서 연기할 수 있는 일이 흔치 않잖아요. 부담감이나 기대감보다 이번엔 도전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해낸 것만으로도 좋아요.”

사실 한예리가 맡은 시후는 평범한 인물은 아니다. 극중 시후와 정훈(윤계상 분)의 첫 만남은 전 애인의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이뤄진다. 뷔페에서 마지막 연어 초밥을 가져간 정훈에게 시후는 연어 초밥을 내놓으라고 소리를 지르며 민폐를 끼치기도 하고, 정훈에게 먼저 ‘원나잇 쿠폰’을 제안하기도 하는 당돌함도 있다. 다소 관객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이런 장면들을 한예리는 어떻게 해석했을까.

“평범하지 않는 역할을 평범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시후가 당돌한 성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전 애인인 준석을 만났을 때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정훈을 만나면서 변하게 되는데, 극적인 경험을 하면서 자기를 던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용기를 낸 것 같아요. 그러면서 성장을 하게 되고, 본인도 그 감정이 뭔지 몰라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원나잇 제안을 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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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하기호 감독은 “배우들과 함께 합의를 해 나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어서 좋았다”며 배우들과의 호흡을 과시한 바 있다. 사건보다 배우들의 감정과 표정 연기가 더 중요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답게 한예리는 자신에 맞게 대사를 수정하기도 하고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감독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영화 내용이 감독의 실제 이야기가 담긴 만큼 감독과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감독님은 열린 마음으로 경청해주세요. 유연하게 대처해주시고 신을 바꿔주기도 하죠. 원래 장르적인 영화 했을 때는 대본에 충실하게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제 의견을 내게 됐어요. 감독님은 남자고 나는 여자이기 때문에 여성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감독님이 ‘여자는 왜 그래?’라고 묻고 저는 대답을 해줬죠. 그러면 감독님은 이해를 하기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되짚어보시기도 하고요.(웃음)”

함께 호흡을 맞춘 윤계상은 같은 소속사에서 먼저 얼굴을 익힌 사이다. 둘째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한 이들의 베드신 촬영장 분위기는 어색함 대신 토론을 통해 디테일한 연기가 만들어졌다.

“베드신에서 많은 배려를 받으면서 찍었고,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만약 불편한 사람과 베드신을 찍는다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안 되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웠을 거예요. 이번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고, 제가 누군가를 배려하지 않아도 돼서 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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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무용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 영화와 뮤지컬, 영화와 연극을 오가는 배우들이 많고, 무용가 출신 배우도 있지만 배우와 무용가 두 가지를 균형있게 소화하는 배우는 거의 없다. 덕분에 한예리는 극중 요가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여성스러움과 청초함을 모두 보여줄 수 있었다.

“무용을 전공해서 간단한 스트레칭해서 자주 하는 편이에요. 작년에도 무용 공연을 했어요. 올해는 못했지만 내년에는 될 수 있으면 하려고 해요. 박소담, 임지연, 이유영 씨 등과 같이 한예종으로 주목을 받는데 부담감은 없어요. 저는 연기를 전공한 게 아니고, 그분들은 공부를 해온 분들이니까요. 다들 너무 잘 해서 신인이라고 생각되진 않아요. 신선한 얼굴이지만 이미 훌륭한 연기자이고,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한예리에게 무용은 단순히 적성, 전공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생후 28개월부터 해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한예리가 무용 외엔 다른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무용과 연기의 접점 때문이 아닐까. 무용과 연기는 다른 장르지만 표현 예술인만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용 말고는 할 줄 아는게 없다고 생각해 왔어요. 무용과 연기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용 같은 경우엔 오랫동안 하나를 연습해서 부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에요. 탑을 견고하게 쌓는 느낌이라면, 연기는 오히려 제 안에 있는 성질들, 견고한 탑을 부시는 느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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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예리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성실하게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상상고양이’에서 고양이의 목소리를 맡아 고양이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 또한 안성기, 조진웅 등과 액션영화인 ‘사냥’을 찍고 있으며, ‘동행’과 ‘최악의 여자’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원래 영화는 서른까지 할 생각이었어요. 무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욕심을 내지 않은 상태였는데 대표님께서 제게 배우로서 자질이 있다며 확실한 믿음을 보여주셨어요.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조금 더 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었죠. 저는 시나리오를 받으면 그때부터 꽂히는 스타일이라 딱히 하고 싶은 역할은 없지만, 무용에 대해 잘 다뤄진 영화가 생긴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찍지 못하더라도 무용에 대해 대중적인 관심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한편 한예리가 출연한 ‘극적인 하룻밤’은 현재 극장가에 절찬 상영중이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 사진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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