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리뷰] ‘조선마술사’, ‘소나기’처럼 풋풋한 ‘판타지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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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에 빠진 것과 사랑에 빠진 것은 어쩌면 비슷할지 모른다.

영화 ‘조선마술사’(감독 김대승)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 운명을 거스르게 되는 로맨스 사극이다.

환희(유승호 분)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조선 최고의 마술사로, 어린 시절 누이 보음(조윤희 분)과 귀몰(곽도원 분)에게 학대를 받다가 목숨을 걸고 도망쳤던 과거가 있다.

어느 날 환희는 청나라 왕자의 첩으로 정해져 청나라로 향하는 의순공주 청명(고아라 분)을 만나게 되고, 환희와 청명은 운명을 거스른 채 서로에게 이끌리며 마술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조선시대 고귀한 공주와 미천한 광대의 사랑은 사실상 이뤄질 수 없는 판타지다. 하지만 청명의 처지도 환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종친 가문이지만 벼슬도 없는 집안의 여식으로 태어나 청나라에서 왕자의 첩을 찾자 하루아침에 공주의 신분을 하사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둘은 자신만을 위해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가고 싶지만 이들이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다. 환희에게는 자신만 바라보는 남사당패들의 생계가 달려있고, 청명에게는 자신의 행렬을 보위하는 500명의 사행단의 목숨과 조선의 운명이 달려있다.

하지만 청명은 환희를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냄과 동시에 처음으로 자신 나이 또래의 모습으로 지내게 되며, 환희 역시 술과 여자에 취해 있던 과거에서 벗어나 밝은 곳으로 나아가게 된다. 감독의 말대로 최고의 마술은 ‘사랑’이었던 것.

사실 이들의 만남은 보름으로 굉장히 짧다. 마치 소설 ‘소나기’처럼 단 시간 안에 서로에게 빠졌던 순수하고 풋풋한 이들의 로맨스는 잊었던 첫 사랑을 떠올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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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선마술사’라는 정직한 제목처럼 이 영화의 중심 소재는 마술이다. 환희에게 마술은 환각과도 같다. 한 쪽 눈동자만 새파란 오드아이로 태어나 부모님께 버림받고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살아왔던 그에게 마술은 새 삶을 살게 해준 존재다.

남사당패 단원으로서 환희를 도와주는 박철민과 조달환 콤비는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하얀 공이 빨간 공으로 변하는 간단한 손재주부터 강을 걸어가는 스케일이 큰 마술까지 다양한 마술을 선보인다. 수공업으로 만들어지는 조선시대 마술은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마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술적 요소 또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앞서 김대승 감독은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 ‘후궁: 제왕의 첩’ 등 매 작품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강한 여운을 전한 바 있다. 이번 작품 역시 청보리밭, 마술을 선보이는 무대인 ‘물랑루’ 등 아름다운 배경과 평범하지 않은 의상으로 볼거리를 선사한다. 마술이 정신을 쏙 빼놓는 것처럼 화려한 영상미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한편 ‘조선마술사’는 오는 30일 개봉할 예정이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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