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조선마술사’의 미성년자 약취-유인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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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마술 공연이 있었을까요? 옛 문헌에 따르면 삼국시대에도 환술(幻術)이라는 마술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 유랑예인집단 중의 하나인 남사당패의 공연 종목 중에 ‘얼른’이라는 환술(幻術)이 있었지만, 남사당패의 여섯 가지 놀이(농악, 대접 돌리기, 땅재주, 줄타기, 탈놀이, 꼭두각시놀음)에 ‘얼른’이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영화 ‘조선마술사’는 장터와 마을 등을 떠돌며 춤과 노래, 곡예를 공연했던 마술사인 ‘얼른쇠’와 병자호란 직후 청나라로 끌려갔던 ‘의순공주’에 모티프를 얻은 작품으로 신분을 극복한 애절한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중국의 환술사 귀몰(곽도원 분)은 조선환술사 환희(유승호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청명(고아라 분)을 납치하였으나, 환희와 청명은 함께 달아납니다. 귀몰이 미성년자인 청명을 납치한 행위와 관련해서 미성년자 약취-유인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는 말 그대로 미성년자를 약취-유인하면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는 미성년자의 자유, 특히 거처의 자유뿐만 아니라 부차적으로 미성년자 보호자의 감독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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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미성년자는 14세 미만이지만 여기에서 미성년자는 19세 미만으로서 성별, 의사능력, 보호감독 유무 등을 불문합니다. 약취란 폭행, 협박 등을 수단으로 보호받는 상태 내지 자유로운 생활관계에 있는 사람을 자기 또는 제3자의 실력적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인은 폭행, 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약취와 달리 기망이나 유혹을 수단으로 자기 또는 제3자의 실력적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인은 상대방의 하자 있는 의사를 이용하기 때문에 의사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유인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유아는 약취의 대상일 뿐 유인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15세의 소녀가 사이비 교주의 독자적인 교리 설교에 감명받아 가출한 후, 사이비 교주가 관리하는 전도회에 가입해 사이비 교주의 지배하에 껌팔이 등의 행상을 하는 경우, 사이비 교주가 설교로 미성년자를 유인한 것이므로 사이비 교주에게는 미성년자 유인죄가 성립합니다.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는 미성년자의 자유 이외에 보호자의 감독권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미성년자가 승낙하고 따라가더라도 보호자의 승낙이 없었다면 미성년자 약취-유인죄가 성립합니다. 폭행, 협박, 기망, 유혹의 상대방은 미성년자나 보호자를 불문합니다.

작품 속에서 귀몰이 미성년자인 청명과 보호자의 의사에 반하여 납치하였으로 귀몰에게는 미성년자 약취-유인죄가 성립할 것입니다. 환희가 청명과 함께 도망간 것은 청명이 승낙하였다고 하더라도 청명의 보호자의 승낙이 없으면 환희에게 미성년자 약취-유인죄가 성립할 수도 있으나, 청명의 보호자 격인 안동휘(이경영 분)의 허락 하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는 성립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화 ‘조선마술사’는 시각을 빼앗는 마술을 통해서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애틋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활의 대부분을 시각에 의존해서 살아가지만 정작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은 눈이 아닌 마음을 통해서 느끼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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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fn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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