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신년기획-영화③] 스크린으로 옮겨간 베스트셀러 ‘소설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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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부터 충무로까지 소설의 영화화 판권을 구입하려는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반증하듯 영화와 소설의 결합을 일컫는 신조어도 생겼다. 영화를 뜻하는 ‘스크린(Screen)’과 ‘베스트셀러(BestSeller)’를 합친 ‘스크린셀러’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소설을 통해 대중에게 검증된 작품을 영화화 함으로써 실패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스토리나 소재의 부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출판사는 영화의 흥행이 소설의 판매량과 직결되는만큼 이 조합은 합리적이다. 대표적인 국내 작품들로는 ‘완득이’(2011), ‘화차’(2012), ‘두근두근 내 인생’(2014), ‘허삼관’(2015) 등이 있다.

스크린셀러 열풍은 단기간의 유행이 아닌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도 많은 영화 거장들이 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복귀한다.

# 사라 워터스 ‘핑거스미스’ – 박찬욱 ‘아가씨’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영화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작품 중 하나다. ‘박쥐’(2009) 이후 7년 만의 복귀작인 ‘아가씨’는 영국의 소설가 사라 워터스가 쓴 ‘핑거스미스’가 원작이다. 이 작품은 에이슬링 월쉬 감독에 의해 이미 영화화 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05년 영국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방영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박찬욱 감독은 원작의 배경인 19세기 영국을 1930년대 한국과 일본으로 옮겨왔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김민희 분)와 후견인(조진웅 분), 그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분), 아가씨의 하녀(김태리 분)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그동안 작품 속에서 금기시 되는 소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대중화했던 박찬욱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동성애라는 코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 정유정 – 추창민 ‘7년의 밤’

소설가 정유정의 ‘7년의 밤’은 서점에서 한국 소설들이 부진한 성적을 보이는 가운데 독보적인 판매량을 올렸던 작품이다. 때문에 판권 구입을 위해 15개가 넘는 영화사가 경합을 벌일 정도로 그 경쟁이 치열했다. 약 4년에 걸친 시나리오 기획과 다양한 감독 및 배우 라인업 조율 끝에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천만 관객을 모았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류승룡, 장동건이 주연을 맡았다.

‘7년의 밤’은 세령호라는 호수에서 우발적으로 한 소녀를 살해하는 남자(류승룡 분)와 딸을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아들(고경표 분)을 죽이려 7년간 범행을 계획하는 남자(장동건 분)의 사연을 보여준다. 독자들로 하여금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하는 긴박감을 얼마나 재현해낼지가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 소재원 – 김성훈 ‘터널’

충무로 대표 ‘열일’ 배우 하정우가 택한 ‘아가씨’와 함께 선택한 영화는 ‘터널’이다. 지난 2014년, 터널을 소재로 한 영화 ‘터널 3D’ 가 있었지만 이 영화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사라졌다. 그리고 ’끝까지 간다‘(2013)의 김성훈 감독이 다시 한번 이 소재에 도전한다.

‘터널’은 무너진 터널에 갇힌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두고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휴머니즘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재난영화라는 장르의 특수성과 터널이라는 공간의 한계를 두고 우려가 있지만, ‘끝까지 간다’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 오달수, 배두나라는 배우들의 만남이 주는 기대치는 그 염려를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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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신 ‘고산자’ – 강우석 ‘고산자, 대동여지도’

지난해 사도세자를 재해석한 이준익 감독의 ‘사도’가 600만 관객을 동원했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올해도 시대극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강우석 감독이 ‘전설의 주먹’(2013) 이후 3년 만에 돌아왔다. 그의 20번째 작품이자 첫 사극인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바탕으로 김정호와 그가 만드는 대동여지도에 담긴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추적한다. 왕도, 정승도, 장군도 아닌 일반 백성이었던 김정호를 배우 차승원이 어떻게 해석할지, 유준상이 보여주는 흥선대원군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모아진다.

# 권비영 – 허진호 ‘덕혜옹주’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의 허진호 감독의 복귀작 또한 시대극이다. 장동건, 장쯔이, 장백지 주연의 영화 ‘위험한 관계’(2012)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그는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로 관객들과 만난다. 권비영 작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손예진 분)와 그를 일본에서 조국으로 데려오는 임무를 수행하는 독립운동가 장한(박해일 분), 그리고 덕혜옹주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콘텐츠기 때문에 훌륭한 시나리오의 원석이 될 수 있다. 반면 원작의 틀에 갇혀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반감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2016년 관객들을 찾는 수많은 스크린셀러 영화들 가운데 어떤 작품들이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진보연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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