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리뷰] ‘검사외전’, 이런 사기라면 대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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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해서 더 웃긴 사기극이 펼쳐진다.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이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 분)과 손잡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을 벌이는 범죄오락물이다.

거친 수사 방식으로 유명한 다혈질 검사 변재욱은 취조 중이던 피의자가 사망해 누명을 쓰고 15년 형을 선고 받는다. 처음에는 자신이 잡아넣었던 범죄자들이 우글거리는 교도소에서 적응하지 못하지만 이내 교도관들의 부동산 소송 등을 해결해주며 편하게 감옥살이를 한다. 그로 인해 그는 ‘영감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렸으며, 지옥 같은 교도소는 복수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복수를 계획하는 변재욱 앞에 나타난 것은 머리도 좋고 잘생기고 말발도 되는 사기 전과 9범 한치원이다. 한치원은 사기를 치기 위해 뜬금없이 “I love birds"라고 외치며 철새 도래지의 소중함을 토로하기도 하며,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여자친구에게 "Who are you"라고 말해 여자친구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상황에 따라 펜실베니아대생도 서울대생도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중학생 수준의 영어를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하며, 정확한 타이밍에 서울대 점퍼를 입는 등 깨알 같은 디테일로 폭소를 자아낸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A급 명품이라 칭하며 자신을 좋아하는(거의 대부분의) 여자들을 후리고(?) 다니지만 왠지 모르게 그를 미워할 수 없다.

변재욱은 모든 것이 완벽한 사기꾼 한치원을 자신의 편으로 포섭하기 위해 치킨 한 마리를 준비한다. 그리고 한치원은 마치 치킨 CF의 한 장면처럼 치킨을 뜯으며 계획에 동참하기로 결정한다.

변재욱과 한치원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구해낼 수는 없지만 상대방을 구해줄 수 있는 존재다. 자신이 살기 위해 서로가 필요한 이런 상황은 이들의 사이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며 케미스트리를 생성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검사는 무죄인 자신을 입증하기 위해 사기꾼을 빼내어 사기를 치게 만든다. 변재욱은 누구도 죽이지 않았지만 살인죄로 교도소에 수감되며, 한치원은 진짜 사기꾼이지만 교도소에서 빠져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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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변재욱은 교도소 안에, 한치원은 교도소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 둘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지 못하지만 본격적인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한다. 한치원은 아바타와 같이 단순히 원격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천하의 한치원은 영감님 변재욱에게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했던 것처럼 사기를 치려 하지만 감히 누가 변재욱에게 약을 팔 수 있겠는가.

변재욱의 복수에 동참한 한치원이 하는 일은 심각한 일들은 아니다. 선거 운동하는 곳을 마치 클럽으로 착각이 들 만큼 막춤을 추거나, 여자들을 유혹하고, 국회의원 후보자와 귀엽게 셀카를 찍는 정도다. 검사 앞에서 검사를 사칭하거나 자신을 잡으러 온 사람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판을 제대로 짜주는 것은 변재욱 캐릭터의 황정민이다. 극의 중반부를 한치원이 가지고 논다면, 극의 앞뒤에서는 황정민이 중심을 잡고 있는 것. 또한 이들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인물로는 이성민이 맡아 변재욱의 상관이자 국회의원 후보 캐릭터를 선보인다. 윗자리에 오를수록 더 괴물이 되어가는 이성민의 모습은 드라마 ‘미생’의 오과장의 따뜻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더불어 검사인 듯 변호사인 것 같은 검사 박성웅 역시 강동원과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자아내며 한 몫을 제대로 해낸다.

한편 ‘검사외전’은 오는 2월 3일 개봉할 예정이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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