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검사외전’ 강동원, 진정한 ‘사기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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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기(를 치는) 캐릭터’가 등장했다. 그동안 간첩, 도사, 사제, 사형수 등 평범하지 않은 역할로 관객들을 만났던 강동원이 이번에는 허세 남발 유쾌한 사기꾼으로 돌아온 것.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이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 분)과 손잡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을 벌이는 범죄오락물이다.

극중 강동원은 억울하게 교도소에 들어온 황정민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복수에 동참한다. 교도소를 나간 그는 선거 운동하는 곳에서 마치 클럽에 온 것처럼 막춤을 춰대고 여자들을 유혹하고, 국회의원 후보자와 귀엽게 셀카를 찍는다.

검사 앞에서 검사를 사칭하거나 자신을 잡으러 온 사람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강동원은 중학생 수준의 영어와 막춤 등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가볍고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모든 여자들에게 작업을 걸어야 하는 연기가 가장 어색했어요. 작업을 거는 설정은 제가 만든 것이었는데 직접 하니까 민망하더라고요. 한국 사람들은 상대방의 눈을 잘 안 봐요. 그게 예의처럼 돼있으니까요. 외국에서는 눈을 보면서 건배하는데, 이런 것에서 따왔어요. 가장 힘든 것은 춤추는 신이었어요. 원래 춤추는 것도 안 좋아하고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을 안 좋아하는 성격이거든요.”

강동원은 남들이 한 번 입기도 쉽지 않은 죄수복을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후 두 번째로 입었다. 평소에 패션에 관심이 많은 그이기도 하지만, 앞서 영화 ‘검은 사제들’을 통해 대한민국에 사제복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만큼 그의 패션은 대중들의 관심사다. 그가 입은 죄수복이 크루즈룩 같고, 거지옷(?)을 입어도 그런지룩으로 보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는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기인 같은 옷을 입어서 상대배우에게 민폐를 끼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장난삼아 스타일리스트에게도 기인 전문이라고 말해줬더니, 그 친구도 옷을 가져와서 기인 같은 옷인지 아닌지 확인을 받더라고요.(웃음)”

“사실 이번 영화에서는 죄수복이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옷을 입어봤는데 생각보다 멋있고 편했어요. 이번 의상은 ‘군도’, ‘초능력자’, ‘검은 사제들’ 때 같이 했던 의상팀이 만들어주셨는데, 정말 잘 만드시구나 생각을 했어요. 한 여름에 촬영했는데 펄럭펄럭거리고 시원해서 좋았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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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강동원은 강동원이었지만, 지난해의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 ‘뉴스룸’ 등을 통해 최고의 위치에서 또 한 번 최고의 위치로 올라섰다. 강동원을 수식하는 말은 많다. 너무 많이 들어 이제는 속담이나 아포리즘쯤으로 느껴지는 다양한 문구들은 민망하긴 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말들이기도 하다.

“특별히 실감하는 부분은 없어요. 포털사이트에 제 기사가 있는 것을 보면 클릭수가 많나보다, 지금 또 핫할 때인가 보다 싶어요. 사실 하나 잘 안되면 바로 없어저요. 얼마나 살벌한 동네인데요.(웃음)”

‘검사외전’은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찍은 작품으로 ‘검은 사제들’이 개봉하기 전에 촬영했기 때문에 오히려 흥행에 대한 부담 없이 찍을 수 있던 작품이었다. ‘검은 사제들’은 한국형 오컬트 영화로, 누적관객수 540만을 넘기며 비성수기와 새로운 장르라는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한국 영화계를 발전시킨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손사래를 치며 겸손을 표했다.

“장르적으로 요만큼 열어줬다는 것을 느꼈어요. 사실 ‘검은 사제들’이 그렇게 잘 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보통 목표치가 있는데, 그 이상은 관객들이 봐주면 고마운 거죠. 장르 자체도 생소했는데 다행히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관객분들에게 진짜 감사했어요. 이런 장르 영화가 잘 되니까 짠하더라고요. 열심히 일 하니까 관객들이 알아주는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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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강동원은 얼마 전 20년 지기인 가수 주형진의 ‘비밀을 말하다’ 뮤직비디오에 노개런티로 우정 출연하기도 했다. 이번 일에 대해 강동원은 의리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이야기를 들을수록 의리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기자의 착각일까.

“자꾸 의리 쪽으로 몰아가져서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저는 의리파도 아니고 의리로 일하는 사람도 아니에요. 괜찮은 친구이기 때문에 서로 윈윈(win-win) 하려고 한 것뿐이에요. 물론 친구가 아니었으면 안 했겠지만(웃음) 같이 작업하면 시너지가 날 것 같아서 하게 됐죠. 제가 먼저 ‘내가 영상을 찍어올 테니 너는 곡을 써라’고 제안 했어요. 대신 제가 밝은 분위기로는 안 찍을 거라고 미리 말을 하긴 했죠.”

강동원이 찍어온 영상을 보고 음악을 만든다는 것. 그렇다면 강동원은 친구 주형진의 뮤즈가 아닌가. 이 질문에 강동원은 당황하는 기색을 내비쳐 웃음을 자아냈다.

“제가요? 아닙니다.(웃음) 저랑 그 친구는 종목이 달라요. 그 친구랑 저는 술친구일 뿐이에요. 원래 같이 맥주를 진짜 많이 마셨는데 최근에 그 친구 몸이 안 좋아져서 줄였어요. 친구가 아픈 것을 보니까 저도 무서워지더라고요. 계속 영화를 찍으려면 맥주를 줄여야할 것 같아요.”

가벼운 이야기에서도 연기에 대한 갈망으로 귀결되는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해외 시장이었다. 연기자로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 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데뷔 때부터 진짜 배우로 인정받고 싶었어요. 상업적으로는 아시아 시장을 만들어나가는데 한 축이 됐으면 좋겠어요. 물론 딴 사람이 해줘도 고맙죠. 따라가면 되니까요.(웃음) 할리우드 진출이 목표가 아니라 한국 영화판을 키워서 할리우드보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종 목표는 한국 영화가 아시아에서 동시 개봉하는 거예요.”

“앞으로 계속 작품을 하고 싶은데, 원톱이든 10톱(?)이든 상관없어요. 좋은 작품 안에 좋은 캐릭터를 하고 싶을 뿐이죠. 제가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콕 집어서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주어진 것이 있으면 그 이상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한편 강동원은 ‘검사외전’을 시작으로 영화 ‘마스터’, ‘가려진 시간’ 등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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