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리뷰] ‘대니쉬 걸’, 내면의 소리를 들은 ‘릴리’의 용기있는 선택

0
201602111912290625.jpg

에드 레드메인이 오렌지색 웨이브 헤어, 주홍빛 립스틱, 투명한 피부를 가진 매력적인 여성을 연기하며 또 한번 파격적인 시도를 꿰했다.

영화 ‘대니쉬 걸'(감독 톰 후퍼)은 용기 있는 삶을 선택한 덴마크 화가 릴리 엘베의 대담하고 놀라운 러브스토리를 그린 매혹적인 작품이다.

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 분)와 유망한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 분)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동료다.

어느 날, 게르다는 발레리나 울라(앰버 허드 분)를 모델로 인물화를 그리는 중 발부분이 미완인 상태에서 울라가 나타나지 않자 장난삼아 아이나에게 발 모델이 되어줄 것을 청한다. 못 이기는 척 아내의 청을 승낙한 아이나는 스타킹의 감촉에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아이나는 평소 내향적 성격으로 본인의 유명세를 부담스러워 했고 그런 그에게 게르다는 여장을 권한다. 망설이던 아이나는 결국 아내의 뜻에 따라 여장을 한 채 무도회장에 간다. 그리고 그 날 이후 아이나는 릴리 엘베라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작품은 세계 최초 성전환 수술을 받았던 남자 아이나 베게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대니쉬 걸’이 원작이다. 영화는 남성이 여성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보여주면서도, 이것을 동성애적 욕망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섹슈얼적 요소를 거의 드러내지 않고 촉각과 같은 감각적 요소로 아이나를 설명했다. 아이나가 자신의 새로운 자아를 발견한 계기는 동성에 대한 성욕이 아닌, 스타킹의 촉감과 화장품, 여성복을 대하는 마음의 변화다. 아이나 속에서 릴리 엘베라는 새로운 자아가 알을 깨고 나오면서, 그가 매일 쥐던 붓은 아이라인을 그리는 도구가 되고, 방을 가득 채우던 물감은 립스틱이 됐다.

극 중 아이나는 전신 거울 앞에서 자신의 나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완전한 릴리 엘베를 꿈꾼다. 이는 그가 남성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신의 실수로 뒤바뀐 것을 되돌리고 싶다는 욕망의 투영이다.

다양성이 인정받지 못하던 1920년대 문화의 암흑기와도 같았던 시대에 릴리의 심리적 고통과 고독은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를 통해 온전히 전해졌다. 남성과 여성의 삶 가운데서 방황하는 릴리의 감정을 완벽히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아이나가 릴리로 살 수 있도록 곁을 지키며 헌신적 애정을 쏟는 게르다로 분해 극의 기둥 역할을 해 눈길을 끌었다. 작품 속 에디 레드메인과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연기는 이성애와 동생애의 구분을 넘어선 특별한 관계의 설득력이 됐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선택을 보편적 사랑으로 풀어낸 영화 ‘대니쉬 걸’은 오는 2월 18일 개봉한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진보연 기자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