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하늘해 “반짝이는 순간을 담은 배경음악 되고파” (인터뷰)

0

201505012122063155.jpg

‘스무 세 살 오후 그 날에 로맨틱한 우리 뒷모습 끝도 없이 달려갔었던 유채꽃 길 따라 잃어버린 니 미소처럼 흩어지는 기억 조각들 아련했던 시간 떠올라 그립던 그 봄날'(하늘해 ‘봄날 Romance’ 중에서)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꿈만 바라보며 달려갔던 청춘이었을 지도. 세상이란 굴레 속에서 치열했던 자신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물질에 쫓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가 될 때마다 ‘청춘’을 그리워한다.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청춘을 그저 아련한 순간으로 기억할 수밖에 없다.

가수 하늘해는 미니앨범 ‘스물 셋, 그 오후’에 그리운 청춘, 그리고 그때의 마음을 담아냈다. 처음으로 홀로 떠난 여행에서 느낀 감정들을 오선지에 그렸고, 가사를 써내려갔다. 치열했던 그 시절의 내가 그리웠고, 음악에 자신의 생을 바쳤던 그때의 마음을 음악을 통해 되찾고 싶었다.

“정규 1집에서는 사랑 경험을 통해 느낀 헤어짐, 설렘의 감정을 담았어요. 사랑을 표현하는 노래는 한계에 다다랐죠. 음악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지만 곡이 안 써지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하는 기간이 길었어요. 재작년에 짧은 시간 동안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여행을 하며 많은 감정들을 느꼈어요. 그 감정들을 음악에 담아보고 싶었죠.”

지난 2003년 싱글 앨범 ‘퍼스트 데이트(FIRST DATE)’로 데뷔한 하늘해는 2007년 정규 1집 ‘첫 사랑은 아직 죽지 않았다’를 발매했다. 이후 초콜릿 뮤직 레이블을 설립하며 프로듀서로 변신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세상에 탄생시켰다. 뿐만 아니라 초콜릿 뮤직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확장시켜, 한 장소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틈틈이 자신의 싱글 앨범을 발매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온 하늘해는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한 곡씩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라떼가 좋아’, ‘러브북’OST ‘몇 번의 계절’, 여행의 순간을 담아낸 ‘눈감으면 니가 그리워’등 일상의 순간들을 담은 음악들이 주를 이뤘다. 뿐만 아니라 객원 보컬 시스템을 도입해, 여성 보컬리스트들의 목소리를 담아 이전 앨범과는 다른 분위기를 담아냈다.

201505012122064715.jpg

“그동안 발매한 앨범에서는 제가 노래까지 다 불렀어요. 음악에 느꼈던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같이 전달하고 싶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철저히 소통에 의미를 두었어요. 제 음악을 제가 노래하지 않아도 소통한다고 생각해요. 프로듀서 입장에서 접근하다 보니 마음의 부담이 덜한 면도 있었어요. 제가 부른 곡 또한 힘을 빼고 부르려고 했어요. 보컬적인 색깔 보다 콘셉트에 중점을 둔 앨범이죠.”

지난 11월부터 발매한 곡에 ‘봄 Romance’ 등 총 8곡이 수록됐다. 보컬리스트 노은비, 맹지나, 서예나, 박수민 등이 참여했다. 특히 조권, 민선예, 지소울을 배출시킨 SBS ‘영재육성 프로젝트 99%’에 출연해 현재는 여행 작가로 활약 중인 맹지나가 객원 보컬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몇 번의 계절’은 많은 가수들하고 녹음을 했지만, 원하는 색깔이 잘 안 나왔어요. 그러던 중 맹지나 씨가 개인적인 작업으로 녹음을 하러 왔었는데, 목소리를 듣자마자 참여 해달라고 했어요. 그동안 지나 씨의 보컬을 듣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 본인 솔로 곡으로는 처음 발매한 곡이신데, 서로에게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늘해는 앨범 타이틀을 ‘스물셋, 그 오후’로 결정했을까. 하늘해에게 스물 셋은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혼돈스러웠던 때였다. 꿈과 사랑에 있어 확신이 서지 않고 불안정한 시기. 하지만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던 그 시절이 지나고 나니 그리워졌다.

“스물셋은 스무 살과 달랐던 것 같아요. 풋풋한 연애도 지나가고, 한 번쯤 이별을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던 시기이기도 하고요. 모든 것이 정리 안 되고, 혼돈의 시기였지만 지나고 나니 그때가 청춘이었더라고요. 제게 스물셋은 음악적으로 다시 시작하려던 시기였기도 했어요.”

“홀로 처음 떠난 여행에서 러시아 횡단열차를 탔었어요. 하루 이틀 정도는 두고 온 생각에 사로잡혔는데, 하루 이틀 지나니 멍해지더라고요. 횡단열차를 일주일 정도 탔는데 낯선 환경에서 생각할 거리를 찾게 됐어요. 정의할 수 없지만, 그리움의 대상이 생겼어요. 그동안 잊고 있던 꿈이 아니었을까. 이 여행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을 하다 보니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창구가 된 거예요. 단절된 한경에 놓이니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이 여행 중에 만들어진 노래라는 점 또한 음악을 대하는 하늘해의 마음가짐이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상의 순간을 담은 노래들이 누군가의 배경음악으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7년째 운영하고 있는 초콜릿 뮤직 외에 최근 블렌딩 스테이지라는 레이블을 만들었어요. 단순히 음악만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예술 분야와 소통하고 싶었어요. ‘라떼가 좋아’는 바리스타들과 콜라보 작업을 했고, ‘몇 번의 계절’은 일본 작가 히로세 유코가 쓴 ‘러브북’OST로 만든 곡이에요. ‘러브북’안에 ‘몇 번의 계절’이라는 챕터를 읽고 가사를 붙여 만들었어요.”

201505012122066743.jpg

특히 CD에만 수록돼 있는 8번 트랙 ‘아무르 베이(Amur Bay)’는 하반기에 발매될 앨범에 대한 힌트가 담겼다. ‘시월에 바다’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스물셋, 그 오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만든 12 트랙 중에 절반 트랙만 ‘스물셋, 그 오후’에 담았어요. 이번 앨범 수록 곡은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만들어진 곡만 있고, 하반기에 발매될 앨범은 좀 더 세련된 사운드의 곡들이 수록될 예정이에요. 여성스럽고 편안한 음악이었다면, 가을에 발매할 앨범은 보다 남자다운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이질감이 느껴지면서, 공통의 감성을 담고 싶어요.”

하늘해의 2015년은 누구보다 바쁠 예정이다. 잠시 주춤했던 음악 작업과 더불어 모두가 즐거워질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2, 30대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가치가 있고 즐거운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고 싶어요. 제가 셀프 축가 콘텐츠를 처음 만들었었거든요. 벌써 천 커플이 넘는 분들의 축가와 영상을 만들었어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가치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가수 하늘해로서도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 한 가운데 놓인 청춘들의 배경음악이 되어 무채색이었던 일상이 하늘해의 음악을 통해 가장 반짝이는 순간이 되었으면. 5월의 첫날. 하늘해의 ‘스물셋, 그 오후’를 들으며 잊고 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fn스타 fnstar@fnnews.com 윤효진 기자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