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더 긴장해야할 체코전, 그들은 유로2016 출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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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일 오후(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에덴 아레나(Eden Arena)에서 훈련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대표팀은 오는 5일 체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2016.6.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악몽이었다고 고개를 가로 젓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당장 눈앞에 또 큰 산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6이라는 믿을 수 없는 패배를 당하면서 차가운 현실을 느꼈던 슈틸리케호가 오는 5일 오후 10시 체코 프라하의 에덴 아레나에서 체코대표팀을 상대로 유럽원정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체코도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오는 10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로2016 본선에 오른 국가다. 강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체코가 스페인보다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체코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30위로 6위의 스페인보다는 많이 밀린다. 숫자상 격차는 외려 한국(50위)과 가깝다. 하지만 숫자에 현혹되면 곤란하다. 유럽 국가들과 싸워 포인트를 잃고 쌓으면서 작성된 체코의 30위와 아시아권 국가들과의 경기에서 50위가 된 한국은 속사정에 차이가 있다.

다른 조건은 스페인전 때보다 불리해졌다. 더 긴장해서 준비해야할 이유들이 수두룩하다. 일단 슈틸리케호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이제 수준이 많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제대로 측정된 적 없었던 한국축구의 내공을 확인해보자면서 호기롭게 떠났던 유럽원정이었다. 실상 내부적으로, 아니 외부의 시선도 걱정보다는 기대가 컸다. 2015년 A매치 20전 16승3무1패의 팀이 스페인과 어느 정도 경기를 펼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했다.

해외에서 뛰던 선수들이 휴식을 반납하고 파주NFC에 모여 자체 훈련을 진행한 것 역시 그만큼 잘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강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하고자하는 의욕이 컸다. 그런데 결과는 참패였다. 들떠 있었던 높이만큼 추락에 대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반대로 체코는 상승세다. 스페인-터키-크로아티아와 함께 유로2016의 ‘죽음의 조’로 꼽히는 D조에 속한 체코는 충분히 토너먼트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몰타와의 평가전에서 6-0 대승을 거뒀던 체코는 지난 2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도 2-1로 승리했다. 사기충천이다.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던 백전노장 구심점 로시츠키가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반면 한국은 팀 사기는 물론 선수들의 컨디션도 떨어져 있다. 전술적 에이스라 부를 수 있는 기성용은 가벼운 부상을 호소하고 있고 공격의 핵 손흥민은 스페인전 결과에 심적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전언이다. 그야말로 ‘멘붕’에 빠진 수비라인 등 선수들 개개인의 상태도 좋지 않다.

심리적인 압박감도 강하다. 만약 또 다시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래서 다가오는 9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타격이 크다는 것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스페인전처럼 ‘져도 괜찮아’라고 마냥 도전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체코는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스페인과의 평가전은 중립지역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렸다. 하지만 체코전은 그네들의 심장인 프라하에서 펼쳐진다. 체코의 홈 경기다. 심지어 메이저대회를 앞두고 안방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경기라 엄청난 관중이 예상된다. 스페인을 응원하는 팬들도 그리 많지 않았던 잘츠부르크 경기장과는 분위기가 다를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체코에게 한국전은 유로2016 대회를 앞둔 출정식 개념의 경기"라면서 "우리도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앞둔 출정식 때는 더 집중하지 않는가"라면서 우려스러움을 전했다. 그야말로 호랑이 굴에서 싸우는 격이다.

돌아보니 조건이 나은 것이 거의 없다. 모든 것이 불리하다. 정말 단단하게 정신을 무장하지 않으면 또 다시 악몽을 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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