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골프 사랑.. ‘트럼프 왕국’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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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도랄 골프장. 이곳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전세계에 소유하고 있는 이른바 ‘트럼프 왕국’의 하나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미국의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자타가 인정하는 ‘골프광’이다.

우선 골프 실력이 출중하다. 만 70세의 나이에도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85야드나 된다.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핸디캡이 3.0이다. 거기에 10여년 전부터 ‘부동산의 큰손’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골프장 사업에 발을 들여 놓았다. 현재는 세계 여러 지역에 명문 골프장을 소유해 이른바 ‘트럼프 왕국’을 건설했다. 잭 니클라우스, 존 댈리 등 많은 골프 스타들이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소유한 세계적 명코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골프 발상지인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링크스코스 턴베리 리조트가 있다. 1906년에 개장한 이 골프장은 트럼프가 두바이 엔터테인먼트그룹으로부터 2500만 파운드(약 428억원)에 사들인 뒤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로 개명했다. 턴베리 리조트의 매입으로 트럼프는 메이저대회 개최 골프장 소유라는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루게 됐다. 지난해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커리어그랜드슬램의 화룡점정을 찍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 개최지가 바로 이곳이다.

골프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 중 하나인 1997년 브리티시오픈에서 톰 왓슨과 니클라우스가 펼쳤던 우승 대전도 이곳에서 열렸다. 그는 ‘큰 영광’이라는 표현으로 턴베리 리조트를 소유하게 된 기쁨을 나타냈다. 그리고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투자를 통해 턴베리를 세계 최고의 휴양 리조트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단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승인이 없다면 풀 한 포기라도 건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그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수많은 골퍼들로부터 ‘침략자’라는 인식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급기야 R&A는 작년에 턴베리를 브리티시오픈 순회 개최지에서 제외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가 턴베리 못지않게 ‘다이아몬드’ 취급하는 골프장이 또 하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도랄 리조트다. 트럼프는 2013년에 이 리조트를 1억5000만달러(1780억원)에 한치의 망설임없이 인수했다고 한다. 이 골프장은 1962년 개장한 이래 매년 PGA투어를 개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블루 몬스터 코스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WGC)시리즈 캐딜락챔피언십은 국내 골프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대회다. 트럼프는 2013년 캐딜락 챔피언십이 끝나자마자 2억5000만달러(2965억원)를 들여 리조트 별장 건설과 블루 몬스터 리노베이션에 착수했다.

그의 캐릭터가 그대로 반영된 공사였다. 그리고 2014년 캐딜락 챔피언십 개최에 맞춰 공사는 마무리됐다. 긴장감으로 선수 및 관계자들의 평가를 기다렸다. 모두 대만족이었다. 필 미켈슨은 당시 "메이저대회에 충분히 자격이 있는 골프장이다. 그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수들의 호평에 한껏 들떴던 트럼프는 "사람들이 내게 토지를 개발케 하는 것은 나를 특별히 좋아한다거나 내가 유명해서가 아니다"며 "아마도 내가 매우 특색있는 설계가이자 맡은 임무를 잘 해결해내기 때문일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노력과 선수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캐딜락 챔피언십은 도랄 리조트 시대의 막을 내려야할지도 모른다. 그의 ‘막말’ 때문이다. 트럼프가 지난해 선거유세 중 행한 인종 차별적 막말 발언이 화근이다. 트럼프의 발언에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PGA투어는 골프가 추구하는 가치와 배치된다며 트럼프와 선 긋기에 나선 것. PGA투어는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대회를 치르지 않겠다던 당시 방침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더더욱 진퇴양난이다.

골프 역사상 가장 비싼 18홀 골프장인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로스엔젤레스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골프장에는 자그마치 2억6400만달러(약 3131억원)가 투자됐다. 트럼프가 거의 디자인한거나 마찬가지인 이 골프장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이자 미국의 100대 퍼블릭 골프장에 선정된 곳이다. 이외에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GC 등 미국 동부에 10개소, 푸에르토 리코에 트럼프 인터내셔널GC, 아일랜드 트럼프 인터내셔널골프링크스, 스코틀랜드 트럼프 인터내셔널골프링크스, 그리고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두바이의 트럼프 인터내셔널GC와 트럼프 월드GC 등이 있다.

이렇듯 트럼프는 세계 골프시장을 뒤흔드는 ‘큰손’이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일이 많아 내 골프 실력은 지금보다 줄겠지만 골프산업은 오히려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오는 11월 8일이면 그의 말이 현실이 될지 아닐지 가려지게 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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