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극비수사’의 유괴-인질강도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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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비수사’는 1978년 부산에서 실제 발생했던 유괴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작품입니다. 유괴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는 보통 부모나 형사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비해, 영화 ‘극비수사’는 ‘예언하는 도사, 움직이는 형사’라는 포스터의 글처럼 도사가 형사를 지목하여 유괴사건을 풀어나가는 점이 약간 독특합니다.

작품 속에서 초등학생 어린이는 하교 길에 유괴 당합니다. 유괴범은 며칠이 지난 후 부모에게 연락하여 부모에게 돈을 요구합니다. 어린이를 유괴한 경우와 유괴한 후 부모에게 돈까지 요구하는 경우에는 죄가 달라지는데 그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어린이를 유괴한 경우에는 미성년자 약취, 유인 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석방의 대가 등 영리 목적으로 약취, 유인하면 영리목적의 약취, 유인 죄가 성립하며 형이 가중됩니다. 약취 , 유인이란 폭행, 협박, 기망, 유혹으로 사람을 보호받는 상태 또는 자유로운 생활관계로부터 자기 또는 제3자의 실력적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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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닌 자가 어린이를 유괴하는 경우가 미성년자 약취, 유인 죄의 대표적 사례이지만, 외할아버지가 양육해 오던 미성년의 자녀를 친권자가 자녀의 의사에 반하여 사실상 자신의 지배하에 옮긴 경우, 미성년자가 혼자 머무는 주거에 침입하여 그를 감금한 뒤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부모의 출입을 봉쇄하는 경우 등도 미성년자 약취, 유인 죄가 성립합니다.

다음으로, 어린이를 유괴한 후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인질강도죄가 성립합니다. 인질강도죄는 사람을 체포, 감금, 약취 또는 유인하여 이를 인질로 삼아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인질강도죄는 체포, 감금죄 또는 약취, 유인 죄와 공갈죄가 결합된 범죄입니다.

인질강도죄의 대표적인 예는 사람을 유괴, 납치하여 인질의 석방 등의 대가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입니다. 인질강도죄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점에서 사람을 체포 , 감금, 약취 또는 유인하여 이를 인질로 삼아 제3자에 대하여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인질강요죄와 구별됩니다.

미성년자 약취, 유인 죄와 인질강요죄를 범한 경우에는 약취, 유인된 사람을 안전한 장소로 풀어준 때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해방감경 규정이 적용되나, 해방의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인질강도죄의 경우에는 해방감경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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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어린이를 단순히 유괴만 한 경우는 미성년자 약취, 유인 죄가 성립하고, 유괴한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 등을 목적으로 유괴한 경우 영리목적의 약취, 유인 죄가 성립합니다.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는 인질강도죄가 성립합니다.

작품 속 인질범은 초등학생을 유괴하여 5천만 원을 요구하였으므로 인질강도죄가 성립할 수 있으나, 요구한 5천만 원을 취득하기 전에 붙잡혔으므로 인질강도죄의 미수범으로 처벌될 것입니다.

영화 ‘극비수사’는 스릴이나 긴장감, 극적 반전이 있는 자극적 전개보다는 실화에 초점을 둔 잔잔한 전개가 편안함을 줍니다. 섣부른 포기보다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은은하지만 강한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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