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나의 절친 악당들’, 제대로 와일드한 악당 고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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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준희가 사랑스러운 악당으로 변신했다.

‘나의 절친 악당들’(임상수 감독)은 우연히 의문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지누(류승범 분)와 나미(고준희 분)가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으면서 진짜 악당이 되기로 결심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의 묘미는 고준희와 류승범의 유쾌한 콤비 플레이다. 친구 같거나 혹은 연인 같은 두 배우의 호흡에 영화가 발산한 시너지는 그야말로 통쾌하다.

일부 관객들은 어쩌면 고준희 보다 류승범에게 더 큰 기대를 안고 출발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스크린 속 고준희의 모습은 이러한 편견을 깨기 충분했다. 그의 존재감은 강력했고, 그가 보여준 나미도 독보적이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나미가 영화를 이끄는 인물인지는 잘 몰랐어요. 감독님과 리딩 할 때도 그랬고, 촬영분량도 승범 오빠가 더 많았거든요. 그래서 부담감은 전혀 없었죠. 부담감이라기보다는 막연하게 승범 오빠와 임상수 감독님께 폐를 끼치고 싶진 않았어요.”

“나미라는 캐릭터가 더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누는 나미를 위해 무엇이든 헌신적으로 해주잖아요. 보통 영화에서는 남자가 주도적이고 여자가 따라가는 부분이 많죠. 영화를 찍기 전에 감독님과 승범 오빠와 진짜 멋있는 남자 캐릭터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여자가 해주는 대로 따라와 주는 남자가 더 멋있다는 게 결론이었죠. 특히 여자 관객 분들은 더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예를 들어 섹스 신만 해도 나미가 먼저 한번 더 하자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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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볼거리 중 하나는 극 중 나미의 다채로운 의상이다. 매 상황마다 변화하는 그의 감정과 역할에 따른 패션은 캐릭터를 한층 더 매혹적으로 보이게 한다.

“작품 속 의상도 본인의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준비하는 것 중 하나에요. 의상도 나미가 표현하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나미는 생각한대로 표현해요. 집에 벽화도 그렇고 페인팅도 그렇죠. 매일 입는 옷을 신경 쓰지 않고 거지처럼 다니는 애라고 생각 안했어요. 또 제가 안 입어본 의상을 나미가 대신 입어준 느낌이라 재밌었죠. 그래도 연기하기 불편한 의상은 피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지누를 구하러갈 때 입었던 옷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평상시에 망사스타킹을 안 신어봤는데 영화에서는 몇 번 신어봤죠. 또 사랑하는 남자를 구하러가는 길이니까 본인도 멋있게 가고 싶었겠죠”

나미는 와일드를 넘어 자유분방함 그 자체다. 여성들의 로망을 제대로 담아낸 그의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꼈을 관객들도 상당했을 것이다.

“멋있는 여자라고 생각했어요. 굉장히 쿨하죠. 나미는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할 때 인정해요. 회피하려고 하지 않죠. 인정한다는 것이 솔직히 어렵거든요. 저도 나미처럼 쿨하게 인정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사실 보통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본인의 고통을 독백으로든 상대방에게 전하려고 해요. 신파처럼요. 그런데 나미나 지누는 그런 게 없었어요.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만큼 힘든데 굳이 내 고통을 남과 공유하려고 하지 않는 점이 더 멋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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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쿨’한 나미도 정에 약한 여린 여자였다. 그리 큰 연결고리가 없는 정숙(류현경 분)-야쿠부(샘 오취리 분) 부부를 보살피는 모습과 지누를 구해내는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을 자아냈다. 이 또한 실제 고준희와 많이 닮아있었다.

“일을 하면서 제가 원하든, 원치 않든 계약관계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사실 제 주위 스태프 분들한테는 정을 안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상처 받는 게 싫더라고요. 회사와의 문제든 개인적인 여러 가지 이유로 짧게 그만 두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게 반복이 되더라고요.”

“특히 신인 때는 더 많이 느꼈죠. 늘 같이 붙어 다녔던 사람들이 바뀌는 게 꽤 힘들었어요. 그래서 정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일부러가 아닌 무의식적으로 되는 것 같아요. 감정이라는 게 제가 마음대로 조절하는 게 아니잖아요.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는 게 어려운거지,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들한테는 아쉬운 거 없이 다 주거든요. 다 잘됐으면 좋겠고 내가 보탬이 된다면 다 해주고 싶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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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나미와의 완벽한 싱크로율 덕 뿐일까. 어느 덧 30대에 들어섰음에도 그의 모습은 여전히 20대의 활기를 띠고 있었다. 생기가 넘치는 고준희의 모습에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서른한 살이 되니까 삼십대의 의미가 없더라고요. 별 차이가 없어요. 오히려 어렸을 때가 더 성숙했던 것 같아요. 생각이 더 많았거든요. 예를 들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장점과 단점을 써서 어떤 게 장점이 더 많은 것인지 고민했어요. 그게 일이건 다른 무엇이건 이십대였을 때는 생각이 많았어요. 내가 선택한 길이 맞나 싶은 두려움이 컸거든요.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일단 해봐요. ‘안 되면 다른 거 하지 뭐’ 이런 느낌이죠.”

/fnstar@fnnews.com fn스타 홍가화 기자 사진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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