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라이트 아웃(Lights Out)’의 친족상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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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이트 아웃’은 어둠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실루엣으로 위협적인 존재이지만 빛 속에서는 사라져버리는 반복 패턴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패턴과 빈약한 스토리이지만 올해의 마지막 여름을 장식할 공포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영화 속에서 엄마와 따로 살고 있는 딸 레베카(테레사 팔머 분)는 동생 마틴(가브리엘 베이트먼 분)과 같이 사는 엄마의 집에 들어가 위 실루엣의 정체인 다이애나에 관한 자료를 몰래 가지고 나옵니다. 이처럼 자식이 부모의 물건을 훔쳤을 때도 절도죄로 처벌되는지와 관련하여 친족상도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란 친족 사이에 발생한 재산죄에 있어서 친족관계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범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특례규정을 말합니다. 즉, 친족간의 정서를 고려하여 가정 내 사건에 대해서는 법이 되도록 개입하지 않으려는 법정책적 고려에 기초한 것입니다.

친족상도례 규정은 권리행사방해죄에서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또는 그 배우자간의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서는 그 형을 면제하고, 이외의 친족 간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친족상도례 규정은 절도죄, 사기죄, 공갈죄, 횡령죄, 배임죄 등의 재산죄에 준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도죄와 손괴죄에서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친족상도례 규정은 특별형법상의 재산죄 대해서도 배제하는 규정이 없는 한 적용됩니다.

직계혈족은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을 말하고 동거유무는 불문합니다. 양자가 되더라도 생가의 친족관계는 소멸하지 않습니다. 배우자는 법률상 혼인한 배우자를 말하며 동거유무를 불문합니다. 친족관계가 없음에도 친족관계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였다고 하더라도 착오와 관계없이 그대로 처벌됩니다.

친족상도례 규정은 범인과 피해 물건의 소유자 및 점유자 모두가 친족관계에 있는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피해 물건의 소유자나 점유자의 일방 사이에만 친족관계에 있으면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친족관계가 없는 공범은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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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서 레베카가 따로 살고 있는 엄마의 집에 들어가 다이애나의 자료를 훔쳤다고 하더라도 친족상도례 때문에 검찰에서는 불기소처분을 할 것입니다. 기소가 되어 법정에 간다고 하더라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법원은 형면제 판결을 할 것입니다.

다만, 레베카는 다이애나의 자료를 훔칠 목적으로 엄마의 집에 무단으로 몰래들어 갔기 때문에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주거침입죄는 재산죄가 아니기 때문에 친족상도례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둠 속에서만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정체 모를 공포는 우리의 시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빛 속에서는 힘을 전혀 못쓰고 사라집니다. 공포심이나 두려움은 현실보다 우리의 머리속에서 생산되고 증폭되어 갑니다. 두려움의 실체는 대부분 실제보다 우리의 머리속에 있습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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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ew@fnnews.com 한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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