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시간위의집] 하우스미스터리스릴러에서 눈물 흘릴 수 있는 이유, ‘김윤진’의 힘

0
201704051200537313.jpg

스릴러와 모성애, 각자의 두 장르를 통해 국내를 압도했던 배우 김윤진. 그녀가 3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시간위의 집’은 두 장르가 합쳐진 채 국내에서는 흔히 발견할 수 없는 오컬트와 상상초월의 판타지까지 가미되었으니, 김윤진의 말마따나 “돈은 아깝지 않을 영화”가 될 듯 하다.

영화는 젊은 미희(김윤진 분)가 눈을 뜨고, 죽어있는 남편 철중(조재윤 분)과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진 아들의 모습을 바라본 채로 시작한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사랑하는 두 아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던 그녀는 순식간에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용의자가 되어 억울한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2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야 후두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아 집으로 돌아온다.

        
201704051200541183.jpg

그 와중에 유일하게 미희를 믿는다고 말하는 최신부(옥택연 분)가 그녀를 찾아오지만 미희는 ‘그들이 남편을 죽이고, 아이를 데려갔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다가 그 집에 무언가 있다고 확신하게 된 최신부는 집을 떠나라고 하지만 미희는 진실을 밝히려는 저항감으로 집 안에 홀로 남는다. 그리고 그날 밤, 미희는 집 안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음을 깨닫는다.

‘스승의 은혜’로 색다른 현실 밀착형 호러를 선보였던 임대웅 감독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 관객을 매료시킨다. 강렬한 서스펜스의 장으로 초대하는 가장 훌륭한 장치는 영화의 배경이자 하나의 캐릭터로도 볼 수 있는 ‘미희의 집’이다. 과거의 평범하고 따뜻했던 공간에서 공포 넘치는 무대로 변모하여, 한정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공포감을 이끌어낸다.

또한, 힘을 준 사운드와 밀고 당기는 카메라 워킹은 밤이 아닌 밝은 빛이 내리쬐는 낮에도 쫀쫀한 긴장감을 끌어내는 데에 성공한다. 특히, 무당 만신(박준면 분)이 굿을 벌이는 장면은 1분 가까이 블랙아웃으로 연출하며 파격적인 시도를 선보였다. 관객의 오감을 순식간에 열어놓고, 심리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수준이다. 단언컨대, ‘시간위의 집’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으로 꼽아도 손색없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절대적인 주인공, 김윤진은 자신의 저력과 가치를 여과 없이 증명했다. ‘세븐데이즈’, ‘이웃사람’, ‘하모니’ 등을 통해 수차례 엄마의 모습을 내보였지만 미희의 결은 그들의 차원을 또 한 번 넘었다. ‘시간위의 집’ 속 여러 얼굴을 한 그녀가 펼치는 연기의 간극은 더없이 넓다. 세월의 차이에 따른 걸음걸이와 미세한 표정 변화는 당연하거니와 스스로 아이디어를 낸 후두암 환자 설정 역시 미희의 역경을 고스란히 느끼도록 감정을 고조시킨다.

201704051200541902.jpg

또한, 스릴러에 모성애라는 테마가 더해져 강한 개성을 지닌 작품으로 탄생된 것은 사실이나 김윤진이라는 배우를 ‘엄마’라는 테두리에만 가둬두는 건 불가능하다. 분장으로부터 느껴지는 젊은 시절 미희와 늙은 시절 미희의 외면 차이는 물론, 사랑스러운 여성의 모습, 아들을 지키고 남편에게 맞서는 강한 여성의 모습, 억울함 아래 굴복하지 않는 단단한 여성, 그리고 공포를 두려워않는 용기 있는 여성이기도 하다.

다만, 김윤진의 존재가 워낙 독보적인 수준이라 조재윤과 옥택연의 캐릭터가 잠식된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사실상 사건의 키를 쥔 최신부는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인물이자 반전을 담고 있지만 중요도에 비해 평면성이 강한 탓에, 캐릭터가 지닌 기민함을 손쉽게 발견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 오컬트, 시간 판타지, 절절한 모성애, 이 모든 것이 ‘시간위의 집’이라는 한 영화에 담겼다.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무방한 ‘시간위의 집’은 100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까지 갖춰 극이 적당히 치고 빠질 수 있도록 돕는다. 4월 5일(오늘) 개봉.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