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진짜 ‘한국형 히어로’ 꿈꾸는 ‘임금님의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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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장엄하게 등장하는 배경음악은 낯익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이 꿈꾸고자 하는 것을 예감케 한다. 한국적 선율에 마블 대작 영화 ‘어벤저스’를 연상케 하는 멜로디는 새로운 한국형 히어로를 탄생을 알린다.

지성이면 지성, 무술이면 무술, 추진력이 더해진 완벽한 추리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임금 예종(이선균 분)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갖춘 ‘완전체’다. 그를 보좌하기 위해 학식, 가문, 비상한 재주, 외모(?)를 겸비한 신입사관 이서(안재홍 분)이 임명된다. 넘치는 의욕과는 달리 2% 모자란 행동은 예종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 일쑤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한양에 떠도는 괴이한 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능력들을 조금씩 발휘하며 서로의 신뢰하며 진실에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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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장르에 맞게, ‘조선 명탐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기존에 존재했던 조선 수사 활극과 작품들의 궤를 이어간다. 하지만 주체가 달라졌다. 군신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 임금과 신하가 동등한 위치에서 직접 발로 뛰며 민심을 뒤흔든 소문의 실체에 접근해나간다. 또한, 과학적 추론과 견문의 힘을 빌려 사건을 풀어나가는 전개는 현대적 감성에 주력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해 하려는 자의 대립을 다룬 일반적인 서사로 특별한 구조를 취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발 멀리 떨어져 보면, ‘임금님의 사건수첩’의 끝은 윤이서의 성장기라는 큰 그림 안에서 전개가 이어져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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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성장기의 주인공인 안재홍의 능력은 어느 순간 빛을 잃는다. 한 번 보면 절대로 잊지 않는 비상한 재주를 지녔지만 단순히 인물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만 사용될 뿐,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는 유익한 활용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조금 더 입체적이고 살아 숨 쉬는 캐릭터로의 갈 수 있는 가능성이 한 단계 낮아진 듯 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대신, 두 배우의 신선한 호흡이 촘촘하게 채운다. 이선균이 지닌 특유의 목소리와 말투가 적절히 뒤섞여져 매력적인 색(色)다른 임금 예종을 만들어냈다. 큼직한 일에도 별 대수롭지 않은 듯 툭툭 내뱉는 대사와 심드렁한 표정은 안재홍의 어리바리함을 한결 돋보이게 한다.

잔소리꾼 이선균 캐릭터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안재홍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리드미컬한 연기를 찰떡 같이 이서 캐릭터에 덧입혔다. 호흡의 틈을 사용하는 대사 구사는 ‘5보(五步)신입사관’의 엉뚱함을 배가시켰다. 긴박하게 이뤄지는 사건 현장에서도 아옹다옹을 멈추지 않는 두 인물의 유쾌함은 조선 활극의 새로운 코믹 ‘케미’를 완성해냈다.

중반부에 반복되는 비슷한 전개가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탓에, 114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지지만 배우들의 다채로운 연기와 화려한 볼거리는 가벼운 오락 영화의 노릇을 톡톡히 한다. 26일 개봉.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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