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얄궂은 두 만남 겪은 정성룡 “이것이 축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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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5차전 수원 삼성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에서 가와사키 정성룡이 수원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7.4.2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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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5차전 수원 삼성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가 0:1 가와사키 승으로 끝난 후 정성룡(가와사키)이 수원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7.4.25/뉴스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이것이 축구구나."

정성룡(32가와사키 프론탈레)은 지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예선 5차전을 치렀다.

지난 2011년부터 5년 동안 홈구장으로 누볐던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정성룡은 가와사키 엠블럼과 일장기를 가슴에 새기고 90분간 경기를 펼쳤다. 정성룡은 단 하나의 실점도 내주지 않고 팀의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가와사키는 챔피언스리그 5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면서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반면 수원은 16강 진출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최소 무승부만 기록해도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었던 수원은 가와사키전 패배로 오는 5월 9일 열리는 광저우 에버그란데 원정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수원 입장에서는 정성룡이 얄미울 수밖에 없었다. 수원은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추가 시간 혼전 상황에서 나온 구자룡의 슈팅이 정성룡에게 막히면서 졌다. 정성룡의 선방만 없었다면 조별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던 수원이기에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경기 후 수원 프런트와 팬들은 정성룡과 악수를 나누고 박수를 보내면서 옛 동료를 맞아줬다. 정성룡도 팬들에게 90도 인사를 하는 등 훈훈한 광경을 만들었다.

수원은 정성룡이 몸담은 세 번째 팀이다. 정성룡은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성남 일화(현 성남FC)를 거쳐 수원에 2011년 입단했다. 수원에서 정성룡은 단 하나의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앞서 포항과 성남에서 각각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뤘던 영광의 순간은 없었다. 프로 선수가 잠시 몸 담는 팀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정성룡에게 수원은 특별하다. 정성룡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한 뒤 여론으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수원 팬들은 정성룡을 변함없이 응원했다. 서정원 감독은 그에게 휴식을 주면서 기다려줬다. 이후 정성룡은 예전의 좋았던 모습을 보이면서 수원의 뒷문을 책임졌다.

경기 후 정성룡은 취재진과 만나 "가와사키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고향에 온 느낌이었다. 수원과 가와사키 팬들 모두 응원을 보내줘 너무 고맙다"면서 "특히 경기 후 혼자 수원 서포터즈 앞으로 인사를 하러 갔는데 기분이 남달랐다"고 1년 5개월 만에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느낌을 전했다.

이어 "경기 전부터 팀원들끼리 수원의 공격이 좋고 수비가 단단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염)기훈이형과 조나탄을 경계했다"면서 "수원은 체력적으로 힘들었을텐데 열심히 했다. 위협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성룡은 이날 수원을 상대한 얄궂은 만남과 함께 과거 포항에서 주전 경쟁을 펼치던 신화용(34)과도 대결을 펼치는 운명을 마주했다. 둘은 2004년부터 포항에서 한솥밥을 먹었는데 2005년까지는 김병지에 막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김병지가 FC서울로 떠난 2006년부터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주전 경쟁을 했다.

2008년 정성룡은 성남으로 떠났고 신화용은 지난 시즌까지 포항의 골문을 책임지다가 올 시즌 수원으로 이적했다.

전 동료가 수원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골문을 지키는 모습을 본 정성룡은 "이것이 축구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신기했다"면서 "하지만 화용이 형과 나는 골키퍼로 직접 부딪치는 자리가 아니다. 그저 팀이 이길 수 있는데 집중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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