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 바란다-문화①] 미술계 “창작의 자유위한 정책 펴 달라”

0
201705101029303460.jpg원본이미지 보기

문재인 대통령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작가, 큐레이터, 국·공립 미술관·상업갤러리 등 국내 미술계 관계자들은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에게 기초예술 분야에 대한 정책 시스템 전반을 포괄적으로 재정비해주길 바란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 명예회장(사비나미술관 관장)은 국립미술관 확충에 대해 언급했다. 이 회장은 "현재 국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한 곳 밖에 없다"며 "국립 박물관에 비하면 국립 미술관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국의 문화를 알리는 데 미술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국립미술관이 하나밖에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이 있고 각 지역 국립박물관이 있는 것처럼, 이제 국립미술관도 그러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예술적 창의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에 발맞춰 예술가들이 타 분야와 창업 혹은 협업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라도 미술과 같은 기초예술 학문이 중요하다"며 "고등학교 과정까지 예술과목을 필수과목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천남 한국큐레이터협회 회장(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장)은 미술관·박물관 학예직들의 고용 안전을 위한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4년, 학예직들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전문직 공무원이었던 학예직들이 대거 계약직으로 전환됐다"며 "전문 학예직들이 최장 5년 이내에서 계약직화함에 따라 학예사들의 신분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전문직 학예사들이 행정직 공무원에 해당하는 기관장들, 임명권자들의 눈치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전문직 공무원들을 모든 공무원들에게 확대하거나, 아니면 일을 잘 하는 전문직들이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채용 시스템을 바로잡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래야만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미술관·박물관 업무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양질의 문화예술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전 정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전시 기회 등을 박탈당했던 작가들은 ‘과거 청산’에 무게를 뒀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전시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한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제작했다가 검열에 부딪혀 작품을 걸지 못했던 홍성담 작가는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은 더 이상 권력이 아니라 국민의 진정한 머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과거사 청산을 못한 채 정치적으로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촛불이 호명한 새 정권은 정치·경제·사회·역사·문화 그 모든 영역에 똬리를 틀고 있는 적폐를 확실하게 청산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국민에게 부여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예술계에 파시즘으로 분탕질을 한 블랙리스트 사건을 확실하고 분명하게 재조사를 하여 그 책임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외없는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홍 작가는 또 "부정부패 비리에 무너진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 수조원의 국민세금을 퍼부어 기업의 생명을 현상유지 시키는 일도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퍼붓는 세금의 일부 퍼센티지만이라도 문화예산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아시아의 문화예술을 주도하는 창조적인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뒤따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풍자한 ‘더러운 잠’ 시리즈를 발표했던 서울 민족미술인협회 소속 이구영 작가는 "지난 정권은 국정농단으로 국가의 근간이 농락당하고 비리와 독선으로 국민은 도탄에 빠졌으며 대결이 당연했던 것으로 여겨졌던 암흑의 시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각성이 거대한 촛불 물결이 돼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고 치뤄진 촛불대선으로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대통령은 정의가 바로 서는 세상, 비리와 대결을 걷어내고 공정과 화합이 물결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차별없이 창의적인 사고로 풍요로운 문화강국이 되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2015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개인전 ‘부재(不在)와 임재(臨在) 사이’를 열었던 심승욱 작가는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이 이익집단의 이해관계나 편가르기가 아닌, 예술가 개인에게 실효적으로 그들의 창작와 자유와 활동을 풍요롭게 하는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그런가 하면 미술품 유통 투명화·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입법 추진한 ‘미술품 유통법’의 폐지 요구도 나왔다. 최웅철 한국화랑협회 부회장(웅갤러리 대표) "미술품 유통법은 진흥은 없고 규제만 있는 법"이라며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보다는 진흥 쪽에 비중을 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또 "기획재정부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을 갤러리까지 확대하도록 추진하고 있는데, 순수예술인 미술품 거래에까지 현금영수증 발행을 의무화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며 재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