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남산의 부장들’의 내란목적 살인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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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산으로 불렸던 남산은 동쪽의 낙산, 서쪽의 인왕산, 북쪽의 북악산과 함께 서울 중앙부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남산은 서울특별시 중구와 용산구 경계에 있는 산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1961년에 창설된 중앙정보부가 위치하여 중앙정보부를 상징하기도 하였습니다.

중앙정보부는 국가안전기획부와 현재 국가정보원의 전신으로 대통령 직속기관이었습니다. 중앙정보부는 정보기관인 CIA를 모방해서 창설했지만 FBI처럼 수사권도 가지고 있었고, 실질적으로 기소권까지 행사하면서 입법, 사법, 행정을 총괄하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었습니다.

중앙정보부장은 대통령과 같이하는 시간이 많아서 실질적인 권력의 2인자로 권력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10. 26. 사건에 초점을 맞춰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형욱, 김재규, 경호실장 차치철, 박정희 전 대통령 사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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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이 1979년 10월 26일 밤 7시 40분경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대통령을 살해합니다. 이 사건으로 김규평은 내란목적 살인죄 및 내란미수죄로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이를 통해서 내란목적 살인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내란목적 살인죄는 국토를 참절하고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본죄는 보통살인죄와 달리 내란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로서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로 보통살인죄보다 중하게 처벌됩니다.

내란목적이란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을 말합니다. 국토참절의 목적이란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불법지배를 통해서 영토고권을 배제하려는 목적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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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헌문란의 목적이란 대한민국 헌법상의 기본질서, 즉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침해할 목적을 말합니다. 이는 현행의 헌법 또는 법률이 정한 정치적 기본조직을 불법적으로 파괴하는 것이지만 구체적인 국가기관인 자연인(예, 대통령)만 살해하거나 그 계승을 기대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내란의 실행과정에서 폭동행위에 수반하여 개별적으로 발생한 살인행위는 별도의 살인죄를 구성하지 않고 내란행위의 한 구성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살인행위는 내란행위에 흡수되어 내란목적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특정인 또는 일정한 범위내의 한정된 집단에 대한 살해가 내란의 와중의 폭동에 수반하여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의도적으로 실행된 경우에는 이러한 살인행위는 내란죄에 흡수되지 않고 별도로 내란목적 살인죄가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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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김재규는 재판에서 자신의 행위가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유신체제에 대한 저항권 행사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헌법 및 법률에 저항권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저항권이론을 재판의 근거규범으로 채용, 적용할 수 없다고 배척하였습니다.

영화 속의 김규평인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선택에 따른 행동으로 10. 26.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계기로 18년간의 독재 정권이 종말을 고했습니다. 선택의 연속인 우리의 삶 속에서, 선택과 그에 따른 실행이 크고 작은 사건으로 이어져 우리의 삶과 세상을 만듭니다.

현재, 우리가 하는 선택과 결단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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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byh_star@fnnews.com fn스타 백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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