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은퇴·구자욱 김진성 훈련 불참… 그 속사정은?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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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01857404607.jpg손승락(38)에 대한 기대가 컸다. 손승락과 돌아온 ‘끝판대장’ 오승환(38) 두 동갑내기 투수들의 통산 최다 세이브 경쟁 때문이다. 손승락(271개)과 오승환(277개)의 차이는 불과 6개. 오승환은 72경기 출장 정지를 받은 상태라 5월 초에나 출전 가능하다.

그 사이 손승락이 따라붙으면. 지난해 하락세를 보이긴 했으나 선수들은 종종 목표가 주어지면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선수는 전해와 확연히 다르다. 손승락이 시즌 초반 치고나간다면 오승환과의 ‘끝판대장’ 경쟁이 볼 만하지 않았을까.

그 기대는 무산됐다. 손승락은 출발라인에 서보지도 못한 채 스스로 경쟁을 포기했다. 손승락은 지난해 말 FA를 신청했다. 구단들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자 지난 7일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이렇게 끝내기엔 너무 아쉽다.

삼성 선수단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이다. 중심타자 가운데 한 명인 구자욱(27)은 10일 현재 대구 근교 경산볼파크에 머물러 있다. 구자욱은 이날 구단과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 해보다 2000만 원 삭감된 2억 8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인센티브 포함 최대 3억 원.

이미 도장을 찍었는데 스프링캠프를 떠난 선수도 있다. NC 김진성(35)은 지난 2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홀로 귀국했다. 현지에서 연봉 재계약(1억6000만원)에 합의한 직후여서 충격을 줬다. 4000만 원 깎인 금액에 사인하고 나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던 모양이다.

이들은 왜 연봉 조정 신청을 하지 않았을까. KBO(한국야구위원회) 규약에 따르면 3년 이상 경력을 가진 선수는 누구나 연봉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해봤자 득 될 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조정 신청 결과 패배는 불보듯 뻔하다. 역대 전적에서 19대 1이다. 도합 20번의 조정신청에서 선수가 이긴 경우는 단 한 번(2002년 LG 유지현) 뿐이다. 그나마 4명의 LG 선수가 한꺼번에 신청해서 얻어 낸 1승이었다.

패배 이후 결과는 더 씁쓸하다. 구단에 대들었다는 고약한 이미지만 남게 된다. 2011년 이대호(롯데) 이후 조정신청이 전무한 이유다. 이듬해 이대형(당시 kt)이 신청을 했으나 곧 철회했다.

메이저리그에 연봉 조정 신청 제도가 생긴 것은 1973년부터다. 당시엔 메이저리그에도 아직 FA제도가 없었다. 자유롭게 이적할 권리가 없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다.

메이저리그에는 많을 땐 150명가량 조정신청을 해왔다. 도중에 구단과 선수가 합의해 취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까지의 결과를 놓고보면 선수 측이 이긴 경우가 42.4%였다. 이후의 구체적인 통계가 없지만 대략 이 정도 승률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키 베츠(보스턴),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 등 유명선수들도 이 제도를 이용했다. 콜은 지난해 휴스턴 구단의 1142만달러 제안을 거절하고 1350만달러 조정신청을 냈다. 결과는 선수의 승리였다. 뛰어난 선수들이 자기 구제 수단이 없어 은퇴하거나 훈련을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다. KBO의 연봉조정신청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면 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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