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웅-세진 ‘형제 투수’, 올해는 마운드서 같이 웃을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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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25·롯데), 박세진(23·kt) 형제는 한 팀에서 뛸 뻔했다. 최정(33), 최항(26·이상 SK) 형제처럼. 박세진이 2016년 kt에 입단했을 때 형 박세웅은 1년 전 롯데로 이적하고 없었다. 그 바람에 같은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롯데로 옮긴 박세웅은 2016년 7승(12패), 2017년 12승(6패)으로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경북고 시절 이영하(선린정보고-두산)와 함께 고교를 대표하는 좌우 원투펀치로 주목받았던 박세진은 프로 입단 후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주머니 속 송곳은 언젠간 튀어나오기 마련. 박세진은 kt의 미국 전지훈련서 코칭스태프로부터 강력한 눈도장을 받았다. 이강철 감독이 "초반 롱릴리프로 활용하다 결과를 봐서 선발 기용을 검토하겠다"고 할 만큼 고무적이다.

박세웅 역시 호주 전지훈련 기간 동안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자체 평가전서 최고 구속 150㎞를 구사할 만큼 위력적인 직구를 선보였다.

이 둘을 보면 마르티네즈 형제가 생각난다.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형 라몬은 세 살 차이다. 지금은 동생 페드로의 이름을 더 잘 기억하고 있지만 1990년대 초만 해도 형 라몬이 더 유명했다. 두 형제는 1992년부터 2년간 LA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다.

형 라몬은 1990년 20승(6패)을 올린 명투수. 1993년엔 두 형제가 나란히 10승씩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1993년 말 페드로를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시켰다. 당시 70㎏도 채 안되는 말라깽이 페드로의 장래를 암울하게 본 탓이다.

페드로는 다저스의 형편없는 선수 보는 눈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후 무려 209승(다저스 포함 219승)을 기록했다. 세 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2015년 91.1%의 찬성을 얻어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박세웅은 181㎝, 78㎏으로 투수치곤 가냘픈 몸매다. 페드로 마르티네스처럼 트레이드된 후 비로소 개화한 투수다. kt 시절엔 가능성만 인정받았다. 신생팀 kt가 그를 내보낸 이유는 그 가능성이 가능성으로 그칠 것으로 본 탓이다.

이후 박세웅은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갔다. 2017년 롯데의 에이스로 도약했으나 부상으로 최근 2년간 거의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박세웅은 최근 호주에서 가진 연습경기와 자체 청백전서 옛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25일 평가전서는 3이닝 6탈삼진 무실점. 최고 구속 147㎞를 찍었다. . 13일 청백전서는 150㎞까지 끌어올렸다.

동생 박세진은 세 차례 연습경기서 5이닝을 던져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3실점했다. 탈삼진 4개. kt 코칭스태프는 박세진의 투구 내용에 후한 평점을 주었다. 형제 투수의 경우 대개 한쪽이 기운다. 그레그 매덕스는 통산 355승을 올린 대 투수지만 그의 형 마이크(현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는 39승에 그쳤다.

박세웅, 박세진 형제는 어떨까. 부상에서 돌아온 형제의 올 시즌 동반 활약이 기대된다. 그들에겐 코로나19로 멈춰선 야구시계가 더욱 아쉬울 것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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