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토론토 더그아웃의 새 리더 ‘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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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11721265625.jpg투수는 왜 주장이 되지 못할까.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 가져봄직한 의문이다. 투수는 훈련이나 경기 도중 야수들과 동선이 다르다. 내야 수비훈련을 제외하면 따로 움직인다. 1루 커버를 빼면 그나마 함께하는 훈련이 없다. 전체 미팅도 있지만 투수 미팅이 따로 있다.

그러니 팀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주장 자리엔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고 아예 투수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올해 KIA 타이거즈 주장은 투수 양현종이다. 역대 한국 프로야구에는 10명의 투수 주장이 있었다. 양현종이 11번째다.

두산, 삼성 같은 팀은 한 번도 투수 주장을 배출하지 않았다. 1982년 프로 출범 이후 39년째 야수들이 그 자리를 맡아 오고 있다. 반면 롯데엔 4명의 주장이 있었다. 2002년 강상수 이후 네 명을 배출했다. 다음은 LG로 이상훈(2003년)을 비롯한 세 명이다.

SK 김원형(2007~2008년)과 LG 유제국(2016~2017년)은 2년 동안 장기집권하기도 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주장의 임기는 1년이다. 주장은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제도다. 메이저리그엔 주장이 없다.

대신 ‘더그아웃 리더’라는 보이지 않는 중책을 맡은 선수가 있다. 완장을 차진 않았지만 주장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자리다. 류현진(33·사진)이 입단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는 현재 눈에 띄는 더그아웃 리더가 없다.

3년 전에만 해도 호세 바티스타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2018년 팀을 옮겼다. 그 밖에도 류현진에게 플로리다 집을 제공한 러셀 마틴(LA 다저스), 조시 도날드슨(미네소타 트윈스) 같은 선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떠나갔다.

현재 토론토엔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류현진과 야마구치 ��(32), 태너 로어크(34), 체이스 앤더슨(33) 같은 30대 선수들이 새로 오긴 했다. 하지만 팬사이디드 닷컴의 토론토 담당 크레스 헨더슨 기자의 염려처럼 류현진을 제외한 이들은 아직 다른 선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염려를 한 방에 날려줄 더그아웃 리더가 없진 않다. 30대 류현진과 20대 캐번 비지오(25)다. 비지오는 지난해 갓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년차다. 차분하고 친화력 있는데다 필요할 땐 할 말을 하는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었지만 아직 경험 부족이다.

류현진은 국내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서 각각 7년을 보냈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마스터했다. 더구나 다저스 시절 보여준대로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불편한 영어로 그만큼 적응한 데는 타고난 성격의 뒷받침이 있어서다.

토론토 지역 언론 ‘토론토 선’은 "류현진에게 가장 과소평가된 부분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인성이다"며 그의 동료들이 그를 "재미있고 편한 사람"이라고 평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류현진이 더그아웃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류현진은 현재 플로리다에 격리되어 있다. 러셀 마틴이 집을 내주어 임신 8개월째인 아내 배지현씨와 함께 지내고 있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돌입 직전의 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더그아웃 리더의 진가는 경기를 해야 비로소 발휘될 수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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