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프로야구도 ‘외국인 농사’에 달렸다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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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22227497222.jpg매우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19일 대구의 삼성 라이온즈파크. 늘 그렇지만 홈팀과 원정팀의 처지는 상반됐다. LG는 어떡하든 연패를 막아야 했다. 개막전 승리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한 뼈아픈 기억이 생생했다. 다행히 이후 6연승으로 치고 올라갔다. 7위에서 단숨에 2위까지 내달렸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데뷔전부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3연패로 입술이 바짝 타들어갔다. 이후 되살아나나 했는데 어느새 3연패. 19일 LG전은 기로였다. 4연패는 곤란하다. 팀 순위는 순식간에 9위로 내려앉았다. 발 아래엔 10연패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SK 단 한 팀뿐이다.

양팀 모두에게 절박한 경기였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뷰캐넌을 선발로 내세웠다. 팀 투수 중 승리를 맛본 세 명 가운데 하나. 1회 초 볼넷에 이어 거푸 안타를 맞고 한 점을 내줬다. 더 이상 실점은 위험했다. 다음 타석은 LG의 외국인 타자 라모스. 뷰캐넌과 라모스 둘 다 올 시즌 새 얼굴이다.

포수 강민호가 마운드에 올라갔다. 무슨 말을 했을까. 이럴 때 노련한 포수는 투수의 마음을 진정시킬 줄 안다. 볼카운트 2-1. 투수에게 불리하다. 뷰캐넌은 체인지업을 빼들었다. 좌타자를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함이다. 직구처럼 보이지만 홈플레이트 가까이서 아래로 떨어진다. 하지만 뷰캐넌의 투구는 밋밋했다. 라모스가 놓칠 리 없다. 라모스의 타구는 멀리멀리 날아갔다. 우중간 3점 홈런.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202005051823470339.jpg2위 LG와 9위 삼성의 전력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낸 장면이었다. 홈런을 때리며 펄펄 나는 외국인 타자 라모스는 40타수 16안타, 타율 4할(공동 6위·이하 19일 현재), 홈런 5개(공동 1위)의 폭발 장세다.

뷰캐넌은 1승2패 평균자책점 7.50. 낙제점 아래다. 또 한 명의 삼성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는 3패 5.54. 외국인 타자 살라디노의 타율은 0.148이다. 2위 LG와 9위 삼성의 극명한 외국인 선수 명암은 다른 상하위권 팀에서도 볼 수 있다.

공동 4위 롯데의 초반 상승세 1등 공신은 딕슨 마차도다. 당초 수비를 곧잘 하는 선수로 분류됐으나 웬걸 타격도 굉장하다. 17일 한화전서 시즌 4호 홈런을 터트려 공동 5위, 타점(14개)은 공동 2위다.

3위 키움의 복덩어리는 새 외국인 투수 요키시. 다승 공동 1위(2승), 평균자책점 2위(0.53)다. 1위 팀 NC는 라이트와 루친스키 두 투수가 나란히 2승씩을 챙겼다. 외국인 타자 알테어의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지만 큰 내상을 입진 않았다.

202005171551382337.jpg1위 NC와 10위 SK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상은 선명히 구분된다. SK 핀토는 19일 키움전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4⅓이닝 8실점(7자책). 1승2패 평균자책점 6.32. 단짝 킹엄도 2패 6.75로 부진하다. 그나마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6위 KIA에 터커가 없으면 어떻게 됐을까. 터커의 현재 페이스는 MVP급이다. 홈런(5개) 공동 1위, 타점(20점) 단독 1위, 타격 2위(0.449).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타격 3관왕이 눈앞에 아른거릴 정도다. 외국인 농사의 풍작과 흉작 여부에 울고 웃는 프로야구 판도.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닐 것 같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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