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식스’ 이정은, LPGA홈페이지에 1인칭 에세이 ‘아직 남은 나의 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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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20816414052.jpg[파이낸셜뉴스]작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 이정은(24·대방건설)이 자신의 골프 인생을 되돌아보는 1인칭 수필 형식의 글을 LPGA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기고했다.

LPGA투어는 2일(한국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정은이 자신의 인생에 관해 서술한 ‘아직 남은 나의 길(MY ROAD LESS TRAVELED)’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정은은 "모든 삶에는 전환점이 있고 선택의 갈림길이 있다. 눈 앞에 보이는 넓고 안전하며 쭉 뻗은 길을 택할지, 아니면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운 좁고 울퉁불퉁하며 굽이친 길을 선택할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그 여정이 얼마나 큰 차이였는지를 깨닫게 된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나는 9살에 골프를 시작했다"며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트럭을 운전하셨는데 내가 4살 때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입으셨다"면서 "그때 어렸던 나는 아버지가 결정한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며 "당시 아버지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수도 있었고 인생을 포기하셨을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씨는 직접 장애인용 승합차를 운전하며 딸이 국내서 활동할 당시 운전기사 역할을 했다.

이정은은 "나도 다른 친구들처럼 골프가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떠밀려 배우는 기분이었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3년간 골프를 쉬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15살 때 티칭프로가 되기 위해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 17살 때 서울의 유명한 감독님이 학교와 골프를 병행할 수 있는 골프 아카데미 기숙사에 들어오겠냐는 제안을 하셨다"며 "아버지와 떨어지는 것이 두려웠지만 결국 움직이기로 결심했고 그것이 나의 전환점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그 결과 원래 계획이었다면 19살에 모든 것이 편안한 순천 집 근처의 티칭프로가 되었겠지만 선택의 결과 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6번째로 ‘이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가 됐다"고 자신의 이름 뒤에 숫자 ‘6’이 붙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정은은 이어 "KLPGA투어 데뷔 2년차인 2017년에 4차례 우승하고 상금왕을 차지했다"고 본격적인 성공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LPGA투어 데뷔에 대한 배경도 설명했다. 2017년에 US여자오픈에 출전, 5위에 입상한 이정은은 "그때 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2018년에 상금왕에 오른 뒤 내 인생의 또 다른 갈림길과 마주했다"며 "한국에서 익숙한 사람, 문화, 언어 속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할 것인지, 아니면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 LPGA 퀄리파잉스쿨에 나갈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며 미국 진출을 두고 고민했던 시기를 떠올렸다.

심각한 고민 끝에 이정은은 미국 진출을 결심했다. 그러기까지 순천에서 서울로 올라오기로 마음 먹었던 순간이 도움이 됐다. 이정은은 "그때 고생스럽고 불확실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LPGA에서 뛰거나 US오픈 우승, 신인왕 등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금도 영어를 잘 못하지만 신인상 수상 연설 때는 3개월 동안 연설문 연습을 했다. 연설을 마친 후 큰 박수를 받았는데 눈물이 날 만큼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당시를 뒤돌아 봤다. 

그는 "모든 삶에는 전환점이 있고 선택의 갈림길이 있다"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쉽거나 편하지 않았지만 가치 있는 길은 늘 그렇다"며 "이제 24살 밖에 되지 않은 내가 오래전에 배운 교훈이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앞으로 남은 자신의 길에서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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