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익숙한 멜로에 생기 불어 넣은 이준기의 청춘 ‘시칠리아 햇빛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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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기가 해맑게 웃고 사랑을 노래하는 건 어딘가 낯설다. 언제나 깊은 사연을 끌어 안고 처절하게 오열하던 모습이 잔상에 남아서일까. 그래서 영화 ‘시칠리아 햇빛아래’에서 이준기가 묘사해내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는 두 팔 벌려 환영이며, 범죄‧액션‧오락‧느와르에 잠시 지친 관객들의 무게를 덜어줄 멜로의 등장도 반갑다.

철없는 남자주인공 준호(이준기 분)는 사고뭉치 캐릭터로 우연한 기회로 중국 상하이 대학에 입학한다. 화끈하면서 솔직한, 통통 튀는 성격을 지닌 샤오요우(저우동위 분)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댄스 프로포즈 이벤트까지 펼치며 풋풋한 사랑을 시작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같은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게 된 두 사람은 견고하게 사랑을 이어가지만 돌연 준호는 이탈리아로 돌아가겠다며 샤오요우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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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슬픔에 빠진 샤오요우는 강력한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미쳐가는 와중에 준호가 활화산 등산 중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비참함에 못 이겨 결국 잘못된 선택을 하기까지에 이르게 된다.

디테일한 부분을 살펴보면 다소 엉뚱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고 유치한 대사와 말장난을 주고받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에 빠져 모든 세상이 아름답게 비춰질 두 남녀를 그리기 위해서라면 귀여운 수준이다.

또한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대만의 배우 저우동위와 그녀를 향해 사랑의 찬가를 부르는 이준기의 순애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 짓게 만든다. 그 덕에 이준기의 안에 감춰져있던 청량한 매력이 스크린 위에 오롯이 펼쳐졌다. 이준기의 누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유선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영화에 무게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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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클리셰 가득한 영화의 전개는 아쉬움을 자아낸다. 뇌종양에 걸린 아버지의 유전을 이어받은 아들, 연인에게 상처주기 싫어 모진 체 떠나는 남자, 하지만 놓을 수 없는 애절한 사랑 등 너무나 익숙해 기시감의 지배를 받는 듯 하다. 그러나 영화의 전체를 꼼꼼히 이해하거나 읽으려 하지 않고 스크린 앞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이 두 사람의 상황을 마치 자신의 사랑인 듯 몰입하게 되면 절절함에 함께 눈물을 흘릴 수도, 웃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백미는 빛을 이용한 아름다운 영상미다. 상하이가 주요 배경인 이 작품에서 틈틈이 등장하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의 푸른 하늘과 아기자기한 골목은 인물의 감정과 감성을 풍성하게 표현하는 데에 일조한다.

복잡하지 않은 청춘 멜로영화에 마음의 휴식을 맡기고 싶을 때, 관객들이 ‘시칠리아 햇빛아래’의 손을 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28일 개봉 예정.

/9009055@naver.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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