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결백’의 변호인의 진실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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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은 변호사인 딸이 살인죄로 기소된 어머니의 무죄를 입증하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어떤 죄로 기소되어 피고인이 되면 십중팔구는 유죄판결을 받습니다.

작품 속에서, 변호사 정인(신혜선 분)은 형사재판 진행 중에 피고인인 어머니 화자(배종옥 분)가 마을 사람들을 살해한 진범임을 알게 됩니다. 이처럼 변호인은 자신이 변호하는 피고인이 유죄임을 알았을 때 재판부에 그 진실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을까요?

변호사에게는 진실의무가 있습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을 대리하거나 변호하는 소송에서 진실에 반하는 소송자료를 제출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변호사의 진실의무라고 합니다. 즉,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직무수행을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변호사법 제24조 제2항에 ‘변호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에 진실을 은폐하거나 거짓 진술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변호사의 진실의무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변호사 윤리장전 제11조에는 변호사의 진실의무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형사소송에서 검사의 공격을 방어하는 지위에 있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조력자를 변호인이라고 합니다. 민사소송에서는 ‘원고’나 ‘피고’를 변호사가 대리하면 그냥 변호사라고 하지만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을 변호하는 사람을 ‘변호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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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에서 소를 제기한 사람을 ‘원고’, 소를 제기 당한 사람을 ‘피고’라고 합니다. 형사소송에서는 검사가 피의자를 기소하고, 기소된 사람을 ‘피고인’이라고 합니다. ‘피고인’은 형사소송에서 사용되는 용어로서 민사소송에서의 ‘피고’와 명확히 구분됩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조력자로서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는 피고인의 보호자입니다. 검사나 법관에게는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적극적 진실의무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변호인에게는 피고인을 보호하는데 있어서 진실에 구속되어야 한다는 소극적 진실의무가 있습니다.

변호인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진실의무에 반하지 않습니다. 변호인이 피고인이 유죄임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검사나 법원에 알릴 의무는 없습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자백이 사실과 다르다고 믿을 때에는 무죄변론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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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이 피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라는 법적 조언을 해주는 것은 변호인의 권리와 의무입니다. 그렇지만 변호인이 피고인에게 허위진술을 하게 하거나 도주를 권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증인에게 피고인을 위해서 위증하라고 하거나 증거위조를 지시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형사재판 중 어머니가 유죄임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변호인인 정인이 이를 법원에 알리지 않은 것은 변호인의 진실의무에 반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증인으로 출석한 동생에게 사실과 다른 내용을 증언하게 하는 것은 위증죄의 교사범이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문제가 되는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여 그에 합당한 판결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증거나 증언 등을 통해서 사건을 파악하는 재판부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건을 직접 체험한 당사자들조차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실을 왜곡하여 기억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쩌면 인간이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여 올바른 판단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허구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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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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