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잊은 정우영 나주환 최원준 ‘활약’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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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구 낮 최고기온은 38도였다. 지루한 장마 끝에 찾아온 올들어 가장 독한 더위. 그러나 야구장에는 8월 장마와 무더위를 비웃기나 하듯 연일 맹위를 떨치는 투수와 타자들이 있다. 대구의 낮보다 더 뜨거운 8월을 보내고 있는 4명의 선수를 소개한다.

두산 마운드에는 시즌 초 빨간불이 켜졌다. 선발 요원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아웃됐다. 외국인 투수 플렉센도 7월 16일 타구에 맞은 후 등판을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원준(26)이 7승(무패)으로 두산 마운드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최원준은 18일 롯데 스트레일리와 맞대결을 펼쳐 승리를 따냈다. 6이닝 2실점. 2017년 프로입단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내)였다. 6이닝은 프로에 와서 던진 기장 긴 이닝이다. 최원준은 8월 3경기에 선발로 나서 3연승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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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은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지만 팔꿈치 수술과 갑상선암 수술로 재활과 투병 생활을 거쳤다. 2018년 9⅓이닝을 던진 최원준은 지난해 54⅓이닝, 올해는 벌써 64⅔이닝을 소화했다. 18일 현재 7승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 중.

LG는 최근 10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7승3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다. 공동 2위 키움과 KIA(이상 6승4패)보다 앞선다. 그 중심에는 2년차 정우영(21)과 15년차 베테랑 김현수(32)가 있다. LG는 18일 이 둘의 활약으로 KIA와의 연장전 승부를 6-5로 이겼다.

정우영은 10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정우영은 8월 8경기에 나서 9⅓이닝을 던져 무실점의 쾌투를 보이고 있다. 8월에만 1승 4홀드. 정우영은 마무리 고우석의 복귀로 셋업에 전념하면서 더욱 좋은 피칭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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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김현수에겐 은퇴 후에도 잊히지 않을 것이다. 15년 프로생활 가운데 처음으로 끝내기 홈런을 때렸기 때문. 뿐만 아니라 6회 안타를 날려 6년 연속 200루타를 기록했다. KBO 통산 13번째 기록.

압권은 10회말 다섯번째 타석이었다. 김현수는 볼카운트 2-2에서 KIA의 신인투수 정해영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생애 첫 끝내기 홈런. 김현수의 이름값에 비하면 의외의 기록이었다. 이 홈런 한 방으로 LG는 2위 키움과의 간격을 1.5게임차로 좁혔다. 1위 NC와는 3게임차. 까마득해 보이던 선두의 뒷모습이 손에 잡힐 듯 다가섰다.

KIA 나주환(36)은 지난겨울 은퇴 기로에 서 있었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실패한 SK는 세대교체를 이유로 나주환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그러나 나주환은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었다. SK에 몸담으면서 4개의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지만 아직도 배가 고팠다. 결국 KIA로 트레이드됐다. SK는 나주환을 아무 조건 없이 KIA로 보내주었다.

KIA는 이범호라는 걸출한 내야수가 막 은퇴한 상태였다. KIA는 박찬호, 김선빈에 키움에서 데려 온 장영석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김선빈, 장영석이 부상과 부진으로 비틀거리면서 나주환이 대체 선수로 떠올랐다.

나주환은 올시즌 타율 0.281 홈런 6개 OPS 0.717로 제몫을 충실히 해냈다. 최근 5경기만 놓고 보면 22타수9안타로 4할대(0.409) 불방망이다. 오는 23일은 모기의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다. 남은 더위마저 몰고 가줄 선수들의 분발이 기대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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