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상대 할수 없어”…이 시대 그라운드 로맨티스트가 사는 법

0
201707051610050196.jpg원본이미지 보기

아스톤 빌라에 입단한 존 테리(아스톤 빌라 홈페이지 캡처) © News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최근 세계 축구는 막대한 돈이 돌면서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몇몇 그라운드 로맨티스트들은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스톤 빌라는 지난 3일(현지시간) 첼시의 ‘레전드’ 존 테리(37) 영입을 발표했다. 테리는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나는 첼시를 상대로 경기하고 싶지 않다"면서 2부리그의 아스톤 빌라에 입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친정팀 첼시를 향한 애정이 가득한 이적 이유였다.

축구계에서 전 소속팀과 낭만적인 스토리를 만들었던 선수로는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유명하다.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인 바티스투타는 자국 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쳐 1991년 이탈리아 세리에A의 피오렌티나로 이적했다.

그러나 팀은 1993년 강등되는 아픔을 맛 봤다. 앞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한 바티스투타에 대해 여러 팀이 관심을 보였지만 그는 잔류를 선택했다. 그리고 강등 첫해 팀을 세리에B(2부리그) 정상으로 이끌면서 바로 승격시켰다.

피오렌티나는 승격 2년 만에 코파 이탈리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팬들은 그를 기리는 동상을 만들어주면서 애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피오렌티나는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결국 팀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바티스투타를 2000년에 AS 로마로 이적 시켰다.

로마에 입단한 바티스투타는 첫 시즌부터 득점 본능을 뽐냈다. 그러다 피오렌티나와 맞대결을 벌이는 날이 왔다. 당시 바티스투타는 득점에 성공했지만 기뻐하지 않고 눈물만 흘렸다. 경기 후 그는 "정말 경기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면서 전 소속팀에 대한 의리를 보였다. 이에 축구 팬들은 그를 가리켜 ‘그라운드의 로맨티스트’라고 불렀다.

바티스투타와 같이 로맨티스트적인 모습을 테리가 다른 방법으로 보여줬다. 테리에게 첼시는 특별하다. 1998년 첼시의 유니폼을 입은 테리는 2017년까지 19시즌을 첼시에서 활약하면서 717경기에 출전했다. 2004-05 시즌부터는 주장으로 동료들을 이끌었다.

단순히 출전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다. 테리는 첼시에서 5번의 리그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UEFA 유로파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5회 등 총 17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테리는 2000년대 첼시를 상징하는 얼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테리도 세월을 막을 수 없었다. 2016-17 시즌 후배들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테리는 새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테리는 은퇴와 이적을 놓고 고민하다가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테리가 택한 새로운 행선지는 2부리그의 아스톤 빌라였다. 스완지 시티, 본머스,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등 1부리그 팀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는데도 테리는 아스톤 빌라를 선택했다.

테리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이적하면 첼시와 상대해야 한다. 나는 첼시를 상대로 경기하고 싶지 않다"면서 그동안 자신이 몸 담았던 첼시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지난 2015년 스티븐 제라드(37)도 앞서 17년을 활약했던 리버풀을 떠나 LA갤럭시(미국)를 새로운 팀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리버풀을 상대로 뛰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친정팀에 대한 의리를 보였다. 현역에서 은퇴한 제라드는 현재 리버풀 U-18 감독을 맡고 있다.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