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여인’ 이미림, “‘내가 미쳤구나’라는 생각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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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40807250166.JPG[파이낸셜뉴스]"’내가 미쳤구나’, ‘잘했구나’ 그런 생각만 든다."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CC(파72·6763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이미림(30·NH투자증권)의 소감이다. 이미림은 대회를 마친 뒤 가진 우승자 인터뷰에서 "기분이 너무 좋다. 안 믿겨진다. ‘내가 미쳤구나’, ‘잘 했구나’ 그런 생각만 든다. 언니 만나보고 가족들이랑 통화를 해봐야 실감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LPGA투어 통산 4승째를 거둔 이미림은 통산 연장 전적에서도 2승1패를 기록하게 됐다. 연장전은 서든데스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긴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연장전에 임한 이미림의 표정은 지극히 평온해 보였다. 그 이유에 대해 이미림은 "처음 연장전에 나가서 우승했을 때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결코 쉬운 승부를 펼쳤다는 건 아니다. 그는 "4라운드 치면서 오늘이 제일 힘들었다. 3라운드까지는 내가 원하는 대로 샷을 했는데, 오늘은 원하는 대로 샷도 안 나오는 게 많았고 힘들었다"면서 "그런데 어프로치가 잘 됐고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우승 원동력이 날카로운 쇼트 게임이었다고 밝혔다.

18번홀(파5)에서 칩인 이글 상황에 대해 이미림은 "사실 17번홀에서 보기를 해서, 버디만 하자고 생각했다. 뒷조에서 버디를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2등 스코어만 생각하면서 내가 해야 할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쳤다"면서 "그런데 그게 이글이 됐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홀에서 이미림은 5번 우드를 잡고 그린을 넘겼다. 그는 "의도된 샷이었다"고 했다.

이미림은 "오늘 하루 결과는 좋았지만, 내가 만족하지 못해서 아직 부족한 부분을 고쳐 나가야 할 것 같다"고 향후 계획을 밝히면서 "메이저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메이저나 다른 대회나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크게 부담감이 있지는 않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고 또 다른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한 자신만의 방식을 언급했다.

이 대회는 우승자가 가족, 캐디 등과 함께 ‘포피스 폰드’에 뛰어 드는 우승 세레모니 전통이 있다. 하지만 올해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족들이 현장에 올 수 없어 캐디와 둘이서만 연못에 뛰어 들었다. 다른 챔피언들과 달리 조심스럽게 입수를 마친 이미림은 "물을 무서워하지는 않는데 깊어 보여서 무서워하면서 뛰어 들었다"면서 "새벽에 일어나 응원해주신 국내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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