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외국인 MVP 나올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0

[파이낸셜뉴스]  

202009172147545991.jpg

야구는 때로 공 하나에 승패가 갈린다. 김성근 감독이 일구입혼(一球入魂: 공 하나하나에 혼을 집어넣어 던진다)을 강조한 이유다. 지난 10일 NC와 LG의 더블헤더 1차전이 그랬다.

이 경기는 꽤 중요한 일전이었다. 당시 선두 NC는 2연패로 찜찜한 항해를 하던 중. 3위 LG는 4위 키움에 승차 없이 쫓기고 있었다. 2위 KT와는 불과 한 경기차. 더블헤더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었다. 실제로 LG는 더블헤더를 모두 쓸어 담아 2위로 도약했다.

승패를 가른 것은 딱 공 하나였다.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32)에게 이 경기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루친스키는 8월 29일 SK전 이후 6연승 중. 2승만 추가하면 대망의 2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최근 5년 동안 20승 고지에 오른 투수는 내·외국인 통틀어 5명뿐이다. 20승이면 투수 골든글러브는 물론 정규시즌 MVP까지 노려 볼만하다. 전날 NC는 LG 켈리에게 시즌 첫 완봉패를 당했다. 승률 6할(당시 0.626)팀이 최근 10경기 5할 아래(5승1무4패)로 떨어졌다.

빨간 불이 켜졌을 때 비로소 빛나는 별이 에이스다. 6회까지 루친스키는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7회 1사까지 더 없이 좋았다. 오지환, 박용택에게 거푸 안타를 맞았다. 그럴 수 있었다. 다음 타자 유강남에게 몸 쪽 볼을 던지다 어깨를 맞히고 말았다. 이 공 하나는 어쩌면 루친스키에게서 시즌 MVP를 빼앗아 가는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른다.

마음의 안정을 잃은 루친스키는 적시타를 허용했다. 결국 와장창 무너져 6⅓이닝 4실점. 반면 루친스키와 투수 골든글러브, MVP 경쟁을 펼치고 있는 라울 알칸타라(28·두산)는 13일 한화전서 17승째를 올렸다. 다승에서 하나 차이로 루친스키를 바짝 추격했다. 승률(0.895·1위)과 탈삼진(165개·2위)에선 오히려 앞선다. 평균자책점도 루친스키(3.00)보다 한 계단 앞선 4위(2.67)다.

외국인 선수 정규시즌 MVP는 역대 5명 배출됐다. 1998년 홈런(42개) 타점(103개) 1위에 오른 타이론 우즈(당시 OB)가 최초다. 이후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22승 5패), 2015년 에릭 테임즈(NC, 타율 0.381 홈런 47개 타점 140개),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 22승 3패), 지난 해 조쉬 린드블럼(두산, 20승 3패)이 MVP에 등극했다. 2년 연속 외국인 MVP는 한 차례 뿐이었다.

202006291522491837.jpg

외국인 타자로는 멜 로하스 주니어(30·KT)가 유력하다. 13일 현재 홈런(44개) 타점(125개) 1위다. 최다안타(180개)와 타율(0.352)은 2위. 로하스는 11일 두산과의 홈경기서 44호 홈런을 날렸다.

3-4로 한 점 뒤진 5회 말 터진 동점 홈런이었다. KT는 이 한 방을 발판으로 결국 5-4로 역전승했다. 2연패 끝에 맛본 귀중한 1승. 4위 키움에 승차 없이 쫓기던 KT는 13일 LG를 밀어내고 2위까지 도약했다.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토종 타자 가운데는 동갑나기 김현수(32·LG)와 손아섭(32·롯데)이 외국인 선수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손아섭은 타격 1위(0.356), 김현수는 타격 5위(0.342) 홈런(22개) 타점(113개) 등에서 고른 활약을 보이고 있다. 구창모(23·NC)가 7월 26일 이후 두 달 이상 빠져있는 점이 아쉽다. 구창모는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고 있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