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2위’ 임성재, 50년 후 손주들에게 “할아버지가 첫 출전에 2등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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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60339444307.JPG[파이낸셜뉴스] "루키로 처음 나가서 준우승을 했다는 점과 관중이 없었던 대회였다는 게 가장 먼저 생각이 날 것 같다."

올 마스터스서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인 공동 2위에 입상한 임성재(22·CJ대한통운)의 50년 뒤 마스터스에 대한 기억이다. 임성재는 20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SM클래식 개막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50년 후에 마스터스를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들 것 같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이어 ‘그 때 손자, 손녀들에게 마스터스의 첫 기억을 어떻게 설명해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번도 이런 생각을 안 해 봤다"고 웃으면서 "마스터스란 대회는 골퍼라면 누구나 출전하고 싶어 하는 대회인데, 할아버지가 처음 나가서 2등을 했었다. 원래 수 많은 관중이 있는 대회인데, 그 때는 관중이 없어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얘기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출전에서 공동 2위라는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한 만족감과 그 순간을 구름 갤러리와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이 어우러진 임성재의 감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임성재는 "이번 공동 2위로 많은 팬이 생긴 것 같다"면서 "지난 주에 갤러리가 있었더라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런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회를 할 수 있었던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내년 4월에 열리는 마스터스 때는 많은 팬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할 수 있다면 정말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바람을 밝혔다.

임성재는 ‘우승을 예상했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우승은 생각은 안 했다. 우승은 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더스틴 존슨 선수가 감도 좋고 굉장히 강한 상대여서 우승 보다는 3위 이내에만 들자는 생각으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준우승으로 큰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몇 주간 샷은 잘 되었는데 원하는 성적은 안나왔다. 잘 될 때까지 참고 기다렸는데 그것이 이번 마스터스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남은 시즌에도 이런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고 했다.

임성재는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시즌에 우승도 한번 더 했으면 좋겠고, 모든 대회에서 컷 통과를 하고 싶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에는 투어 챔피언십에 꼭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했다.

임성재는 그동안의 호텔 생활을 청산하고 오는 11월말에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마련한 자택으로 이사를 간다. 그는 "2년 전에 콘페리 투어를 뛸 때부터 중간 중간에 한번씩 애틀란타에 가서 연습도 하고 그 지역에 잠시 있어 봤는데, 그곳 분위기가 좋아 집을 장만했다"면서 "한국 타운도 있고, 공항에서 한국 가는 직항편도 있고 미국 내에서도 다니는 것이 편했다. 그리고 골프 연습하는 환경도 좋아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선택했다"고 애틀란타에 집을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가을 시즌에 가장 많은 버디를 한 선수에게 기부할 수 있는 30만달러를 주는 프로그램 ‘버디 포 러브’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현재로선 임성재가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번 주에 버디를 더 많이 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만약 대상자가 된다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성재가 PGA투어에 데뷔해 지난 마스터스까지 잡은 버디수는 1007개다.

그는 마지막으로 고국 팬들에게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임성재는 "지난 주 마스터스 때, 한국에서 팬들이 새벽까지 많은 응원을 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감사 드린다"면서 "아직은 부족한 점도 있지만, 그 부족한 점을 많이 보완해서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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