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판도 바꾼 두 구종… 투심과 포심의 차이는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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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투수전이라 말하기 힘들었다. 5-3의 스코어니 화끈한 타격전도 아니었다. 그래도 17일 벌어진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투수전 범주에 넣고 싶다. KBO리그 유일한 20승 투수 알칸타라(두산)와 딱 1승이 모자란 루친스키(NC·19승)의 선발 맞대결이어서 더욱 그렇다.

알칸타라는 국내에 활약하는 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1차전서도 최고 구속 154㎞를 기록했다. 루친스키는 150㎞. 승자는 후자였다. 이 둘의 직구는 같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구종이다.

알칸타라는 포심(four seam) 투수다. 검지와 중지에 공의 실밥 네 개를 걸쳐서 던진다(사진 참조). 속도와 볼의 회전을 중시하는 투수들이 즐겨 던지는 구종이다. 루친스키는 투심(two seam) 투수다. 검지와 중지를 공의 실밥 위에 놓고 던진다(이는 대표적인 그립이고 실제로는 훨씬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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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81821305978.jpg투심은 포심에 비해 일반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진다. 대신 공의 변화가 심하다. 직구(直球)라지만 똑바로 오지 않고 좌·우 혹은 아래로 변화한다. 그 변화의 유형에 따라 투심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옆으로 변하면 투심, 아래로 떨어지면 싱커(sinker)다. 일본에선 투심을 좀 더 세분화해 보다 많이 변하는 구질을 ‘슈트’라고 부른다. 국내 야구에서 ‘역회전’이라 표기되던 구종이다. 메이저리그서는 슈트라는 말을 쓰지 않고, 국내서도 어느새 없어진 용어다.

국내 투수 가운데 송은범(LG), 이형범(두산), 소형준(KT) 등이 투심을 잘 던지는 투수로 꼽힌다. 양현종(KIA), 안우진(키움), 이민호(LG) 등은 포심 투수다.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전형적인 포심 투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둘 다 잘 구사한다.

메이저리그의 대표 투심 투수로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을 들 수 있다. 반면 저스틴 벌랜드(휴스턴 아스트로스),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는 포심 투수다. 대표적인 경우 둘을 들자면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과 전설의 투수 그레그 매덕스를 꼽을 수 있다.

채프먼은 최고 105.1마일(169.1㎞)의 놀라운 스피드를 기록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공의 빠르기, 위력, 타자 앞에서 한껏 솟아오르는(눈의 착각이라지만) 회전력이 뛰어나다.

매덕스는 천변만화의 구질을 자랑했다. 갓 140㎞ 초반의 공으로도 355승을 올렸고, 네 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흔히 매덕스형 투수들은 ‘공이 지저분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투심 투수에 대한 최대의 찬사다.

다시 17일 한국시리즈 1차전. 알칸타라의 포심은 통하지 않았다. 150㎞대 직구가 무시당하자 포크볼을 끄집어 들었지만 알태어(NC)에게 결정적 홈런을 얻어맞았다. 루친스키의 투심은 위력적이었다. 투심은 땅볼 유도를 장기로 한다. 두산 타자들은 세 개나 병살타를 때렸다.

4-1로 추격한 5회 1사 만루서 나온 에르난데스의 병살타가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승부구는 포크볼. 투심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기에 더 효과적이었다. 1차전서는 포심 투수와의 대결에서 투심 투수가 이겼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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