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승부 보여준 KS 드라마.. 모두가 MVP였다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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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1814163967.jpg한국 언론은 ‘벼랑 끝 승부’라 표현한다. 메이저리그선 ‘마지막 결전(elimination game)’이다. 한 번만 더 이기면, 반대로 지면 시리즈가 끝나기 때문. 일본 매스컴에선 ‘오테(王手·장기에서 장군을 의미)’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모두가 막다른 길목에 이른 단기 시리즈를 의미한다. NC가 23일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서 승리, 두산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한 번 더 이기면 창단 첫 우승이다. 두산이 이기면 승부는 최종 7차전으로 넘어간다.

우승 팀만큼 관심이 가는 부문은 ‘시리즈의 꽃’ MVP다. 5차전까지 선두주자는 나성범(31), 양의지(33·이상 NC), 김재호(35), 정수빈(30·이상 두산) 등이다. 이들은 모두 타자. 투수 가운데는 루친스키(32), 구창모(23·이상 NC)가 있다.

김민규(21), 플렉센(26·이상 두산)의 경우도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MVP를 거머쥘 자격을 갖췄다. 한국시리즈가 단기전임을 감안하면 6차전 혹은 7차전에서 엉뚱한 영웅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긴 힘들다.

나성범은 이번 시리즈서 홈런 포함 10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하나하나가 소중하겠지만 가장 빛난 것은 9번째 안타였다. 23일 5차전. NC가 1-0의 박빙 리드를 지키고 있던 6회 말 1사. 두산 마운드에는 저승사자 플렉센이 버티고 있었다.

한 점을 뽑아내긴 했으나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였다. 나성범은 플렉센을 공략해 우측 안타를 만들어냈다. 호투하던 플렉센에게 두번째 이상이 감지된 순간이었다. 결국 양의지에게 홈런을 맞고 링 위에 무릎을 꿇었다. 나성범은 5차전까지 20타수 10안타 5할의 고감도 타율을 기록 중이다.

양의지의 한 방은 잽을 맞고 흔들리던 플렉센에게 가해진 결정타였다. 이전까지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150㎞ 강속구와 커브를 섞어 던지던 플렉센은 이 한 방에 링 바닥에 몸을 뉘어야 했다.

빠른 공을 연속 커트해내던 양의지는 의표를 찌르는 커브에 역으로 의표를 찔러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그의 타격감,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준 한 방. 양의지는 1승2패로 위기에 몰린 4차전서 이미 한 차례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0-0으로 맞선 역시 6회(초). 2사 2루서 두산 마무리(이날은 두번째 투수) 이영하로부터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바깥쪽으로 흘러가던 슬라이더를 감각적으로 밀어 쳐 만든 안타였다. 이 한 방으로 NC는 살아났다. 4차전을 패했더라면 1승3패. 한국시리즈는 사실상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2승2패로 맞선 5차전서 구창모는 7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시리즈 첫승을 따냈다. 9연승을 내달리던 올 시즌 전반기 모습을 완벽히 재현해냈다. 포수 양의지의 도움 없이도 가능했을까. 5차전 승리는 신구 배터리의 합작 승리였다.

두산은 상대의 외통수에 내몰렸지만 김재호와 정수빈의 활약으로 팬들에게 위안거리를 제공했다. 지난 17일 1차전서 이 둘은 8번과 9번 하위 타순에 기용됐다. 그만큼 기대감이 낮았다. 23일 5차전서 정수빈은 2번, 김재호는 5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4차전까지 이들의 활약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김재호의 5경기 타율은 0.467. 양팀을 통틀어 2위다. 정수빈은 0.316. 강진성(NC)와 함께 공동 4위. 유격수와 중견수로 보여준 호수비는 덤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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