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신세계’의 업무방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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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은 2013년 2월에 개봉한 작품으로서, 합법적 기업으로 가장한 폭력조직과 관련된 세 남자가 각각 다르게 추구하는 신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담배 피우는 모습으로도 많은 것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작품 속에서, 경찰청 강과장(최민식 분)은 국내 최대 범죄조직인 ‘골드문’에 신입 경찰 이자성(이정재 분)을 잠입시킵니다. 이처럼 경찰 이자성이 범죄조직에 잠입하여 그 조직의 정보를 빼 오거나 그 조직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도 업무방해죄가 성립될까요?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진실한 사실, 단순한 의견이나 가치판단을 유포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더라도 업무방해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허위사실은 객관적 진실과 다른 내용의 사실을 말합니다. 과거, 현재의 사실뿐만 아니라 입증 가능한 미래의 사실도 허위사실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면 세부적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되었다고 하더라도 허위사실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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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계는 상대방의 착오, 부지(알지 못하는 것)를 이용하거나 기망(속이는 것) 또는 유혹의 방법으로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위계는 비밀로 행하여지거나 공공연히 이루어진 것과 상관없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체 논문의 초안 작성을 의뢰하고 그에 따라 작성된 논문의 내용에 약간만 수정하여 제출한 경우, 입학시험 성적을 조작하여 입학사정 위원들에게 제출하여 합격자로 처리하게 하는 경우 등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합니다.

위력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서,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지 않아도 위력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위력은 유형적 방법뿐만 아니라 무형적 방법으로도 행사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하여 소액의 지연이자를 문제삼아 법적 조치를 거론하면서 영업자인 채무자의 휴대전화로 수백 회 전화를 하는 경우, 식당에서 고함을 지르면서 난동을 부리는 경우 등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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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는 사람이 사회생활상의 지위에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으로서 반드시 경제적 사무에 국한되지 않고, 보수 유무, 주된 업무, 부수적 업무도 불문합니다. 그렇지만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해서 침해되는 것을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업무여야 합니다.

업무방해죄에서 보호되는 업무는 반드시 적법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법의 정도가 중대하여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예, 성매매알선, 무면허 의료행위 등)는 업무방해죄의 업무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더라도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하면 업무방해죄는 성립합니다. 업무수행 자체가 아니라 업무의 적정성이나 공정성이 방해된 경우에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합니다.

신입 경찰 이자성이 경찰인 것을 속이고 폭력조직에 잠입한 것은 업무방해죄의 위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을 해치거나 마약을 거래하는 범죄조직의 업무는 법률상 보호가치 있는 업무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범죄조직의 업무를 방해한다고 하더라도 업무방해죄가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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