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외롭지 않아…후배들 성장에 부담 던 ‘마린보이’

0
201708011637166184.jpg원본이미지 보기

밝은 미소로 입국장에 들어선 마린보이 박태환. 2017.8.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201708011637164251.jpg원본이미지 보기

대회 기간 각종 ‘최초 기록’을 써내려 간 안세현(왼쪽)과 김서영. 2017.8.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맹선호 기자 =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서 부담을 덜었어요."

‘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28·인천시청)는 그동안 고독한 다툼을 이어왔다. 수영 변방국에서 불세출의 영웅으로 떠오른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등 메이저 무대에서 확실한 존재감으로 메달을 휩쓸어왔다. 하지만 혼자였다. 박태환 이외에 다른 한국 선수들은 국제무대 결승에도 오르기 힘들었다.

한국 나이로 내년에 서른이 되는 박태환은, 사실상 노장이다. 은퇴 시기를 고려할 때가 왔다. 그리고 박태환이 은퇴하면 한국 수영은 과거의 암흑기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적잖았다.

하지만 2017 FINA 세계선수권에서는 달랐다. 박태환은 예년과 같이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결승에 올랐다. 각각 4위, 8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메달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여자 후배들이 이를 털어냈다. 주인공은 절친한 친구 사이인 안세현(22·SK텔레콤)과 김서영(23·경북도청)이다.

안세현은 접영 100m(5위)와 200m(4위)에서 두 차례 결승 무대에 오르며 ‘여자 박태환’으로 떠올랐다. 한국신기록만 3차례 새로 썼다. 김서영도 한국 수영 역사상 최초로 개인혼영 결승(200m 6위) 무대를 밟으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들의 활약에 국제 수영대회에서 홀로 싸워온 박태환도 마음의 짐을 덜었다.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선수단과 함께 입국한 박태환은 "다른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거둬서 한결 부담을 덜었다"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안세현과 김서영은 경쟁하듯 자신의 종목에서 결승 무대에 오르며 한국 수영사를 새로 썼다. 비슷한 나이대의 친한 사이라 서로에게 의지도 됐다.

김서영은 "(안)세현이와 원래 친한 사이인데 함께 좋은 성적을 내서 기쁘다"며 "2020 도쿄올림픽까지 서로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이들 외에도 배영의 원영준(19·전남수영연맹), 다이빙의 우하람(19·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선전을 펼쳤다. 젊은 선수들이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이에 박태환은 "내가 은퇴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2017년 세계선수권은 한국 수영이 박태환이라는 특출난 개인을 넘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밝힌 대회였다.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