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초점] 첫방 ‘뜨거운 사이다’…낯설다고? 익숙해져야 할 여성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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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연예인 위주로 구성된 예능 프로그램들이 수없이 즐비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상하다”고 지적하지 않았다. 그에 반해 여성 출연진 중심의 프로그램은 약세였다. 여성 예능은 ‘롱런’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단기간 방영에 그치거나 제작 기회마저 여의치 않았기 때문. 또한 브라운관의 주 시청층들이 여성이기에 남성 예능을 선호할 거라는 분석도 한 몫 했다.

최근에 들어서야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와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가 약진하면서 다시금 여성 예능의 부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 여성 예능의 신호탄을 다시 한 번 쏘아 올릴 프로그램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온스타일이 제작한 ‘뜨거운 사이다’가 그 주인공.

‘뜨거운 사이다’는 6인의 여성 출연진이 한 주를 ‘핫하게’ 달군 최신 이슈에 대해 사이다처럼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정치,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사안을 다루며 아나운서 박혜진, 코미디언 김숙, 배우 이영진, 변호사 김지예, CEO 이여영, 저널리스트 이지혜가 출연한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을 한데 모아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치는 데에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속출했다. 현 사회에서 젠더 이슈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 출연진들로만 구성됐기에 모든 주제와 시선이 여성편향적으로 흘러가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달리 말하면, 남녀 편가르기가 되지 않겠냐는 우려다. ‘썰전’ ‘알쓸신잡’ 등 남성 패널들로 구성된 수많은 프로그램들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눈초리다. 베일도 벗기 전부터 ‘여성 구성’이라는 근거로 문제작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뜨거운 사이다’를 연출한 문신애 PD를 비롯해 여섯 명의 출연자들은 단호하게 “편향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혜진 아나운서는 “여성과 남성을 편 가르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그런 게 아니다. 많은 프로그램에서 정치, 사회 등 발화자가 여성인 경우가 굉장히 드물었다. 그만큼 방송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의 관점과 시선이 상당히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뜨거운 사이다’에서는 새로운 시각들을 펼쳐내서 공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 뿐만 아니라 제작진 측은 “일반적으로 우리는 남자들로만 구성된 토크쇼가 편향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자들로만 구성된 예능이 꼭 편향적이어야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고 말하며 여섯 명의 여성 출연자들마저 한 이슈에 대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설명했다. 즉, 단순히 한 마음 한 뜻으로 여성의 편이 되어 설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발화자가 여성일 뿐이라는 의미다.

더불어 김숙은 여성 예능은 제작환경이 어렵다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 단호한 목소리를 전했다. 김숙은 과거 ‘비디오스타’ 기자간담회에서도 “여성 예능이 1년 이상 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하지만 그것은 편견이다. 남성 중심의 예능이어도 1년을 넘기긴 힘들다. 모든 예능이 그렇다. PD님들과 작가 분들이 제발 두려움 없이 여성 예능을 더 많이 기획했으면 한다. 놀고 있는 여성 후배들에게 좀 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며 진정성 어린 호소를 더했다.

이제껏 여성 출연진으로만 구성된 토크쇼가 드물다 보니, 어딘가 낯설고 색다르게 다가갈 수 있지만 지레 불편해할 필요는 없다. 문신애 PD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껏 사회나 정치 등 목소리를 내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질 않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목소리와 시선이 담긴 프로그램들은 많이 없었다. 그래서 저희 제작진도 용기를 가지고 시작한 부분이다. 미리 걱정도 되시는 부분도 있겠으나 그만큼 기대를 가지고 봐주시면 좋겠다. 사실 저희가 이런 부분 때문에 출연진들도 치열하게 고민한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여성 예능이란 이유로 특별하고 도전적인 시도로 여겨졌던 ‘뜨거운 사이다’가, 건강한 방향으로 흘러가 ‘당연한’ 시선으로 옮겨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fn스타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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