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경의 스타읽기] ‘택시운전사’ 유해진에게 선물 받은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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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의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지난 주말, 220만 여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엄청난 흥행세를 자랑 중이다. 누적 관객수는 벌써 436만 2305명에 달한다. ‘천만배우’ 송강호의 파워가 통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택시운전사’에서 감동을 담당하는 건 송강호뿐만이 아니다. 류준열과 토마스 크레취만 그리고 유해진이 그 중심에 있다.

여러 명의 배우들 중 유해진을 콕 집어 얘기하려는 건, 진심을 담아 연기했지만 눈에 띄는 역할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앞서 코미디 영화 ‘럭키’에서도, 액션 영화 ‘공조’에서도 그리고 이번 ‘택시운전사’에서도 유해진은 다채로운 변신을 보여준다. 그를 두고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하는 건 어딘지 심심하다. 유해진은 언제나 자신이 맡은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배우다.

연기를 할 때도 기교를 부리거나 폼을 잡는 법이 없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주변의 배우들을 받쳐준다. ‘택시운전사’도 마찬가지다. 송강호의 눈물 한줄기가 관객의 가슴을 울리기까지 곁에서 류준열과 유해진이 쉼 없이 노를 저었다.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린 실존 인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와 그를 도운 택시 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중 유해진은 광주 소시민이자 따뜻하고 정의로운 택시 기사 황태술 역을 맡았다. 특별히 정의감에 불타는 인물도, 의리 없이 못사는 사나이도 아니다. 하지만 그가 가족과 광주 시민들을 위해 진실을 전하려 애쓰는 모습이 적지 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다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극 후반부 유해진이 택시를 이용해 송강호를 돕는 장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온다. 물론 장훈 감독의 영리한 연출 덕도 있겠지만, 극적인 상황에서 절묘하게 치고 빠지는 그의 모습은 배우로서 제몫을 다해내는 실제 유해진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지금까지 유해진은 조연, 주연 등 캐릭터 비중을 가리지 않고 많은 영화에 출연해왔다. 잠깐 등장을 하더라도 감초연기로 확실한 웃음을 주고, 큰 배역을 맡으면 극을 단단히 이끌고 가는 내공이 있다. 다양한 역할 중 유해진과 가장 잘 맞는 옷은 인간미를 지닌 소시민 역할로 보인다. 구수하고 넉넉한 웃음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기분이다.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으로 꼽히는 내용을 다룬 ‘택시운전사’가 진실을 전달하면서도 관객들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는 건 유해진, 송강호 특유의 넉살 좋은 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80년대 인물로 완벽 변신한 유해진의 이질감 없는 외모 또한 몰입에 큰 몫을 했다. 세련되지 않아서 더 멋진 배우도 있다는 걸 유해진이 몸소 입증해준 셈이다.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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