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1★초점] 여배우A 측이 지적한 ‘김기덕 사건’ 쟁점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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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에서 배우에게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김기덕 감독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김기덕 감독은 2013년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기로 했던 여배우 A씨에게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며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는 베드신 촬영을 강요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사진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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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김기덕 감독의 출연 배우 폭행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영화산업노조는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기대한다"라며 "영화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여배우A가 김기덕 감독을 고소한 일명 ‘김기덕 사건’이 영화계 인권침해 문제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영화인모임을 비롯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찍는페미, 한국독립영화협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126개소),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총 136개의 단체가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여배우A의 편에 힘을 실어주면서다.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 정의실에서 열린 여배우 A씨의 기자회견(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주최)에는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 박재승 찍는페미 대표,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겸 변호사,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운영위원, 김미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위은진 변호사 등이 참석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발언했다.

‘그것은 연출이 아니라 폭력이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의 발언과 기자회견문을 세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 여배우 A가 4년 만에 소송을 걸게 된 이유

일각에서는 여배우A가 뒤늦게 소송을 걸었다는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연예인 관련 사건의 경우 고소인이 ‘무고’로 맞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이번에도 비슷한 사건일 수 있다는 시각이 있었다.

이미경 한국 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에 대해 "4년 전에 발생한 사건이다. 왜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지금와서 이야기 하느냐고 묻는다. 이분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당시에도 상담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상담 및 진정을 했다. 어디에서도 시원한 답을 받지 못했다. 이후 심리센터와 병원을 찾아 고통과 분노를 다독여왔다. 그러다 올해 1월 ‘영화인 신문고’를 통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겸 변호사 역시 "바로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너무 많은 장애가 있어서 신고할 용기를 못 냈다. 피해자는 지난 4년간 여성단체를 많이 찾아다녔다. 많은 상담을 했고, 변호사도 만났다. (생략) 여성단체도 찾아가고, 상담센터에서 상담도 받고 그래도 해결이 안 돼 신경정신과 상담을 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상담을 했고, 112에도 신고해 경찰의 상담을 받았다. 여러군데 얘기해도 돌아오는 답은 부정적이고, 자칫 무고죄 고소당하면 어떡할래, 이런 식의 겁을 준 것으로 인해 용기를 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여배우A씨는 김기덕 감독에게 피해 보상을 완강히 거부한다고 한다. "돈 때문"이라는 오해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 합의 없는 장면 촬영, ‘예술’이 면죄부 될까?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고소 사건 직후 김기덕 감독 측이 낸 입장을 비판했다. 김기덕 감독은 "폭력 부분에 대해서는 연기 시범을 보이는 과정에서 생긴 일로 약4년 전의 일이라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어떤 경우든 연출자 입장에서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고 다수의 스태프가 보는 가운데서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영화가 산업이라고 말하는 다른 한편 산업을 예술로 치환하여 어떤 것이든 감내할 수 있는 것이, 그렇게 감내하며 만든 것이 좋은 영화,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며 "영화는 예술이 아니다. 부디 예술이라는 모호한 관념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영화의 가치는 사실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영화는 ‘사람이 일하는 노동현장’이고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고 즐거워하는 곳이다"라고 비판했다.

박재승 찍는페미 대표 역시 "영화가 작품으로서 하나의 예술이고, 그 결과물을 보고 관객이 무언가를 느끼기 바란다면 제작과정까지도 그래야 한다. 다수의 제작자, 그들 모두가 자신이 만드는 영화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왜 한명의 연출 혹은 소수의 권위자만이 영화를 독점해야 하나? 여성 배우나 현장 속 다른 제작자들은 어떤 행위가 나오고 어떻게 연출될지 알지 못한 채 촬영에 들어가야 하는 건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 ‘사과’ 아닌 ‘법적책임’의 필요성

김기덕 감독은 앞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글에서 "어쨌든 그 일로 상처를 받은 그 배우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스태프들 중 당시 상황을 정확히 증언하면 영화적 연출자의 입장을 다시 고민하는 계기로 삼는 동시 제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김기덕 감독의 입장문에 사과의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대해 "이 사건이 사과로 끝날 수 있는 일인가? 법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과 정도로 안일하게 대하는 것이 얼마나 이런 일들이 쉽게 용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생각한다. 부적절한 반응이다(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겸 변호사)"라고 일침했다. 공동대책위원회 측이 바라는 바가 단순히 김기덕 감독의 사과를 받는 수준 이상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본 사건은 단순히 한 명의 영화감독과 한 명의 여성 배우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며 "수많은 영화 스태프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때리고, 폭언과 모욕,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상대 배우의 성기를 직접 잡게 하는 행위’를 가용하고, 사실과 다른 소문을 퍼트려 피해를 입은 여성배우의 명예를 훼손한 사건이다. 이는 피해자들의 이름만 바뀔 뿐 끝도 없이 반복되어 온 영화업계의 폭력적인 노동환경 등 뿌리깊은 인권침해의 문제"라고 이번 사건을 정리했다. 결국 김기덕 감독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법적책임’을 지는 문제가 영화계 인권침해 근절과도 연결되는 문제임을 명시하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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