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무비텔] 극장가 세대교체 돌입한 ‘청년경찰’…재기발랄함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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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극장가의 유일한 국내 버디무비 ‘청년경찰’이 9일, 베일을 벗었다. ‘택시운전사’ ‘군함도’ ‘슈퍼배드3’ 등의 대작들이 이미 굳건히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탓에, 빈틈을 파고 들긴 여간 쉬운 일이 아닐 터. 하지만 ‘청년경찰’에게는 배우 강하늘과 박서준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두 청춘의 활극을 관객들은 기쁘게 맞이할까.

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개봉한 ‘청년경찰’의 예매율은 26.1%(오후 2시 30분 기준)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39.0%를 차지한 ‘택시운전사’에게 돌아갔다. 신작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를 장악하며 540만 명을 관객을 동원한 선두주자의 위용이 느껴지는 결과다. 하지만 ‘청년경찰’이 맹추격 중인만큼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고는 전공 서적과 젊음 뿐인 두 경찰대생, 기준(박서준 분)과 희열(강하늘 분)이 눈 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수사 액션물. 개봉 전부터 미리 관람한 관객들과 평단 사이에서는 호평이 흘러나왔다.

젊은 피, 강하늘과 박서준의 ‘찰떡 케미’가 강렬한 한방을 선사했고 김주환 감독의 속도감 있는 연출이 힘을 가했다. 또한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상상초월의 웃음 폭탄은 코미디 장르의 미덕을 십분 발휘했다. 이러한 가운데, 내로라하는 충무로의 배우들이 출연하는 대작들 사이에서 ‘청년경찰’은 그야말로 여름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점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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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이든 과하면 부정적 반응을 초래하는 법. 재기발랄함이 지나친 탓에, 일각에서는 불쾌함을 호소했다. 쟁점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 ‘소비 방식’에 있었다. 극 초반 등장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자극적이고 성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물론 ‘순수한 남자 주인공들을 현혹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도록 그려낸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후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여성들을 둘러싼 문제마저 두 남자 주인공의 각성을 일으키고 정의감을 부여하기 위해 설정된 값에 그친다. 영화 속 여성들은 가출 청소년, 납치, 성매매, 인신매매 등 묵직한 사회 문제 속 피해자다. 현실 속 여성들도 범죄의 두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하니 더할 나위 없이 사실적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극한의 공포이자 외로울 사안에서도 ‘청년경찰’은 그저 하하호호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여성의 희생을 목격한 남자 주인공들은 진지해지나 싶더니 시종일관 가져온 코미디의 결을 해당 상황에서도 부여해버리고 만다. 그러다가 돌연 계몽하고, 예상대로 멋들어진 히어로로 성장한다.

지극히 익숙하게 봐왔던 광경이자 정형화된 문법을 2017년에도 발견했고, 이에 씁쓸함이 드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물론, 코미디를 차용했다고 해서 소재의 경중을 따지거나 마냥 접근하기 쉬운 사안만을 채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가 엿보이는 톤앤매너와 사안의 훼손을 피하는 존중은 있어야 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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