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미나리’의 실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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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1980년대의 한 가족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민가서 정착해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낯선 땅에서 시련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가족의 모습이 눈물겹습니다.

작품 속에서, 순자(윤여정 분)는 딸 모니카(한예리 분)의 가족과 살면서 쓰레기를 소각하다가 사위 제이콥(스티븐 연 분)이 농작물을 쌓아둔 창고에 불이 나게 합니다. 가족은 불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지만 또다시 희망을 품습니다.

불의 이용은 인류 문명을 떠받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스 신화에도 프로메테우스가 신들의 전유물이었던 불을 제우스에게서 훔쳐서 인간에게 전해주면서 문명을 가르쳐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문명의 기초가 된 불은 인류가 이룩한 문명과 환경을 파괴하기도 합니다. 창세기에는 악과 타락의 도시인 소돔과 고모라가 불과 유황으로 모두 멸망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산이나 건물 등에 화재가 발생하면 생명, 신체, 재산 등에 큰 피해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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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관련된 범죄는 크게 방화죄와 실화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방화죄는 고의로, 실화죄는 과실로 불을 놓아 물건, 건조물 등을 화력에 의해서 손괴하면서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범죄입니다.

방화죄는 고의로 불을 놓아 타인소유 일반물건 등을 소훼하는 타인소유일반물건방화죄를 기본범죄로 합니다.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등을 소훼하는 현주건조물방화죄나 공용 또는 공익에 공하는 건조물 등을 소훼하는 공용건조물방화죄, 타인소유 일반건조물 등을 소훼하는 타인소유일반건조물방화죄는 타인소유일반물건방화죄보다 중하게 처벌됩니다.

반면에, 고의로 불을 놓아 자기소유 일반건조물 등을 소훼하는 자기소유일반건조물방화죄는 타인소유일반물건방화죄보다 약하게 처벌됩니다. 고의로 불을 놓아 자기소유 일반물건 등을 소훼하는 자기소유일반물건방화죄는 자기소유일반건조물방화죄보다도 약하게 처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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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죄는 과실범이기 때문에 고의범인 방화죄보다는 약하게 처벌됩니다. 생명, 신체, 재산 등에 큰 피해를 발생시키는 화재라고 하더라도 실화자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그 손해배상액을 감경받을 수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순자가 사위 제이콥의 농작물 창고를 소훼시킨 것은 과실에 의한 것이므로 실화죄에 해당합니다. 제이콥은 순자에게 창고 및 보관 농작물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순자는 화재가 자신의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여 손해배상액을 경감받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간절한 꿈의 모습은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굳건한 것이 아니라 들판의 풀처럼 바람에 흔들리더라도 꺾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축복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희망으로 살아가면 삶에도 기적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202103271754149387.jpg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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