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석 “‘나 이런 연기도 해!’ 보여주고 싶었죠”

0
201708251445504663.jpg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201708251445518272.jpg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201708251445518742.jpg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이종석은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는 배우다. 전형적인 미남은 아니지만 하얀 피부와 고운 선이 여자 못지않게 예쁘다. 거기에 자신이 맡은 역할은 어떻게든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재능과 근성을 갖추고 있으며 작품을 선택하는 눈도 좋아 데뷔 10년도 되지 않아 대중을 만족시키는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

그런 이종석이 3년 만에 영화 ‘브이아이피'(박훈정 감독)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드라마 속 꽃미남’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가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을 쓰고, ‘신세계’를 연출한, 소위 ‘남자 영화’의 대가 박훈정 감독의 신작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남달랐다. 시나리오를 보고 박훈정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조연이라도 좋으니 출연을 시켜달라"고 졸랐단다.

"당시 저는 중국 드라마를 찍고 있었는데, 그전에 국내에서 공백이 한 1년 있었어요. 제가 작품을 쉬어 본적이 없는데 1년을 쉬고 중국 드라마를 찍다보니 빨리 한국에서 작품을 해야하는데, 그런 걱정이 많았죠. 이것저것 제안이 들어온 시나리오들이 있었지만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고, 그러다 ‘브이아이피’를 보게 됐어요."

그간 이종석이 맡아 온 역할은 대부분 잘생기고 정의로운 남자 주인공 역할이다. 처음 도전하는 악역, 그것도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에서 사이코패스 배역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았을 터. 이종석은 결정을 하고 촬영을 할 때까지만 해도 부담이나 우려가 전혀 없었는데, 막상 개봉을 하게 되니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이 된다며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브이아이피’ 속 그가 연기한 김광일은 북한 출신 VIP이면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여성들을 잔혹한 방식으로 죽이고, 이후에는 다시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그야말로 ‘사이코패스’ 그 자체다.

"주변에서 ‘진짜 괜찮겠냐’고 물은 사람이 많았어요. 그래도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나이 어린 팬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겠다 싶은 마음도 있는데, 저는 배우니까 그런 것도 조금씩 해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지금이 조금은 이른 시기라 할 수도 있는데, 모험을 했죠."

"악역이 맞는 옷이더냐?"는 질문에 이종석은 "잘 맞는 옷은 아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오히려 악인을 연기하면서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연기 습관을 알게 되면서 기대 못한 배움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잘 맞는 옷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선한 역을 하다보니 악역을 하면서도 그런 척을 하려고 하더라고요. 대사 톤이나 뉘앙스로요. 원래 더 나쁘게 해야 하는데, 본능적으로 제가 순화를 해요. 그렇게 할 때마다 감독님이 잡아주셔서 신기했어요. 악역이라는 게 굉장히 신기해요. 대사를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알아요. ‘이렇게까지 하면 보는 사람이 싫어할텐데.’ 싫어해야 맞는데 그걸 자꾸 착각하게 돼요."

막상 악역이지만, 영화에서 가장 많이 폭력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이종석이다.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 분)과 폭력 경찰 채이도(김명민 분), 복수를 위해 남으로 내려온 공작원 리대범(박희순 분) 등 강한 캐릭터들과 부딪치는 역할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많이 맞았다. 이종석은 "항상 의아했다. 나는 나쁜 놈인데, 분장을 보면 내가 항상 피를 흘리고 있다. 현장에서는 항상 내가 ‘쭈구리’ 같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종석은 영화 속 다른 세 사람을 긴장케 하는 잔인한 악인이지만, 실제 촬영장에서는 선배 배우들의 옆에 붙어 있는 귀여운 후배였다. 장동건과 김명민 모두 이종석의 싹싹한 태도와 연기에 대한 집념을 칭찬한 바 있다.

"저는 선배님들과 늘 붙어 있었어요. 저도 불안하니까, 선배님들이 저쪽에서 담배를 피우고 계시면 ‘슥’ 가서 붙어있고 그랬어요. ‘선배님 저 괜찮았어요? 안 이상했어요?’ 물어보고요."

이종석은 자신의 변신에 점수를 매겨보라는 말에 ’80점’을 줬다. "인생 캐릭터"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니 "그랬으면 좋겠다"면서 "영화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쉽사리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영화가 별로면 뭐라고 말해야할지가 고민이었다"고 이야기 해 좌중을 폭소케 하기도.

"영화를 보고 홍보를 할 때 너무 별로면 어떻게 해야 해요? 하고 선배님들께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그냥 하면 되지 뭐. 그냥 좋다 그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랬는데, 저는 이 영화는 정말 되게 재밌게 봤어요. 흥행이 물론 잘 됐으면 좋겠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이종석이 연기를 하는 애구나’ 하는 걸 느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그게 제 목표였어요. ‘나 이런 것도 할 수 있어’ 그런 거요."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