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좀비 생존 능력 비밀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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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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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지난 4월 16일 LG전서 주전포수 박세혁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동시에 두산의 가을 야구도 막을 내렸다. 두산은 전 날까지 간신히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었다.

타 구단의 부러움을 사던 두 외국인 투수(알칸타라, 플렉센)의 동시 퇴장과 FA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의 이주로 두산왕조에는 긴 장마전선이 예고됐다. 알칸타라는 20승, 플렉센은 가을 야구서 압도적 피칭을 보였다. 오재일(0.312)과 최주환(0.306)은 3할 타자들로 나란히 16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여느 팀 같으면 벌써 항복 선언을 했을 것이다. 그래도 두산은 꾸역꾸역 버텨나갔다. 시즌 초반 5할 승부에 턱걸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4월 16일 LG에 0-1로 패해 5할을 반납했다. 안방마님 박세혁의 상실은 결정타로 보였다.

5월 11일 두산은 키움에 3-2로 이겼다. 이 경기서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로켓은 6이닝 1실점으로 3승(2패)째를 따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로켓에 대한 신뢰감은 확실치 않았다. 바로 전 LG전서 6이닝 5실점한 직후여서 여전히 의문부호를 남기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로켓은 5경기 연속 호투로 팀은 물론 KBO리그서 가장 안정된 피칭을 과시하고 있다. 5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1.16. 완벽히 고속 주행 모드로 돌입했다. 로켓(6승 3패 1.87)과 미란다(5승 3패 3.09)는 2021시즌 KBO리그 최강의 외국인 원투펀치다. 박세혁이 빠져나간 포수자리는 장승현이 거뜬히 채워주고 있다. 지난 1일 장승현은 NC전서 9회 초 역전 결승타를 날렸고 수비에서 기막힌 홈 수비로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어떻게 두산에선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까. 6월 1일 NC전서 두산 마무리 김강률이 허벅지 부상으로 1사 1루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 점차의 숨 막히는 상황서 홍건희가 갑자기 등판했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 상태였다.

홍건희는 지난 해 KIA와의 맞트레이드로 곰 둥지의 새 식구가 됐다. 첫 해엔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올 해엔 2승 1세이브 5홀드 백조로 변신했다. 1세이브는 1일 경기서 올렸다.

이처럼 두산은 외국인 선수와 FA의 빈자리 공백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FA로 떠나간 선수 대신 받은 보상 선수가 효자 노릇을 한 경우도 다반사다. 2009년 홍성흔을 롯데로 보내면서 영입한 이원석(삼성)은 스스로 FA가 되어 삼성으로 갈 정도로 크게 활약했다.

양의지(NC) 대신 굴러 들어온 투수 이형범도 복덩이 노릇을 했다. 2019년 두산 첫 해 마무리로 활약하며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떠나간 양의지의 빈자리는 박세혁으로 메우고 마무리 투수만 하나 더 얻었다.

오재일을 보내며 받은 박계범은 전천후 내야수로 두산 전력에 보탬이 되고 있다. 최주환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강승호도 SSG 시절과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인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로 사랑받는 팀이다. 누군가 나가면 다른 누군가 금세 그 자리를 메운다. 뛰어난 2군 시스템과 선수 보는 눈을 가졌기 때문이다. 주전포수 박세혁을 잃은 두산은 이후 22승 17패를 기록 중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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