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심판 왜 이러나…돈거래로 시끄럽고, 판정은 못미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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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두산 7회말 1사 만루 상황 민병현의 타구에 2루 주자 김재환이 3루 아웃 판정을 받은 후 3루심이 세이프로 정정 판정을 내리자 롯데 조원우 감독이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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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8회초 관객들이 두산 김재환에게 욕설을 하며 경기가 지연되자 오재원이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7.8.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KBO리그가 심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직 심판이 구단 관계자와 돈을 거래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가운데 명승부가 벌어지던 중 논란을 일으킨 판정이 나와 팬들을 더 실망시키고 있다.

지난 29일은 ‘심판’ 관련 뉴스가 끊이지 않은 날이었다. KIA 타이거즈 구단 직원 2명이 최규순 전 심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고,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는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으로 경기 흐름이 끊겼다.

KIA는 구단 직원 2명이 2012년과 2013년 각각 100만원 씩 최규순 전 심판에게 송금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 이에 "불미스러운 일에 KIA 타이거즈 구단이 연루된 데 대해 KIA 팬 여러분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KIA에 앞서 두산도 김승영 전 사장이 2013년 10월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최씨에게 300만원을 전달한 사실이 지난달 확인됐다. 결국 김 전 사장은 사장직에서 내려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내부에서는 두산, KIA 외에도 최규순 전 심판에게 돈을 건넨 구단이 또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추가 구단이 확인될 경우 KBO리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이같은 침울한 상황에서 경기 중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이 나왔다. 두산과 롯데의 잠실 경기. 거칠 것 없는 상승세로 선두 KIA를 추격 중인 두산과 두산 못지 않은 기세로 4위까지 올라선 롯데가 명승부를 펼치고 있었다.

문제가 된 판정은 양 팀이 5-5로 팽팽히 맞선 7회말 두산 공격, 1사 만루 상황에서 나왔다. 민병헌의 땅볼을 잡은 유격수 문규현이 홈에 송구해 3루 주자를 아웃시킨 뒤 포수 강민호가 3루로 공을 던져 2루 주자 김재환의 아웃을 노렸다.

강민호의 송구가 3루에 도달하자 3루심 박근영 심판은 아웃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전형도 주루 코치가 3루수 김동한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고 강하게 어필하자 판정을 번복했다. 오판이었다면, 심판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것까지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박근영 심판이 김동한의 발이 떨어졌는지 볼 수 없는 위치에 서 있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코치의 말만 듣고 판정을 뒤집은 셈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하기 시작했다.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조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거부당했다. 비디오판독 요청 가능 시간을 넘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조 감독은 8분 가까이 항의를 계속하다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감독이 5분 이상 항의하는 것은 퇴장 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날 심판진은 퇴장을 명령하지 않았다. ‘운영의 묘’를 발휘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스스로 판정이 석연치않았음을 인정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결국 이어진 2사 만루 상황에서 두산은 상대 폭투로 결승점을 뽑았다. 두산이 7-5로 승리했지만, 두산에게도 썩 기분 좋은 승리는 아니었다.

문제가 된 판정은 관중들의 흥분으로 이어졌다. 8회초 좌익수 수비 위치에 선 김재환에게 롯데 팬들이 욕설을 퍼부었다. 몰지각한 관중의 잘못이 크지만 그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심판도 책임이 없지 않다.

구단 관계자와 금전수수 문제로 심판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훼손됐다. 정확한 판정, 깔끔한 경기 진행만이 심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인데, 시간이 꽤 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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