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는 한국야구 현재이자 미래다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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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42104250122.jpg이의리(19·KIA)는 광주 충장중 시절까지만 해도 170㎝로 작은 편에 속했다. 광주일고 성영제 감독은 투수보다 1번 타자 감으로 이의리를 스카우트했다. 외야수로 타격 감각이 꽤 좋았다.

고교 입학 후 이의리는 15㎝나 훌쩍 자랐다. 1학년 때부터 배트를 멀리하고 던지는데 집중했다. 신장이 커지면서 스피드도 빨라졌다. 2학년 때는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서 최고 147㎞를 찍었다.

KIA는 우완정통파 김영현(19·KT)과 이의리를 저울질하기 바빴다.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누구의 성장 폭이 더 클까 지켜보았다. 가을부터 이의리의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흘러나오자 KIA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미 KIA의 저울추는 이의리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고3이 되자 이의리와 김영현의 간격은 더 벌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의리는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KIA는 계약금 3억원에 이의리를 품에 안았다. 장재영(19·키움)의 9억원에는 턱없이 못미치는 금액이었다. 고교 좌완 3인방으로 주목받던 김진욱(19·롯데·3억7000만원)이나 이승현(19·삼성·3억5000만 원)보다 적었다.

이들 가운데 8월 16일 현 시점에서 가장 돋보이는 투수는 이의리다. 15경기에 나와 4승3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 중이다. 장재영은 1패 12.38, 김진욱 3승5패2홀드 7.55, 이승현 2패5홀드 6.48이다.

고교시절 이의리의 투구를 매우 인상적으로 보았다. 우선 배짱이 두둑했다. 이의리가 4월 8일 키움과의 데뷔전부터 선발로 기용된 이유는 마운드에서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곱상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마운드에 올라서면 싸움닭 기질을 발휘한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서도 이를 증명했다. 19살 신인으로 가장 큰 무대에 올라섰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이의리의 또 다른 장점 하나는 공 끝이다. 똑같은 직구 스피드인데 이의리의 공은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 140㎞ 중·후반의 스피드로도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할 수 있는 이유다.

고교 때는 직구, 슬라이더 투 피치였다. 프로에 와서 빠르게 체인지업을 습득해 마치 오랜 자신의 주무기인양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에 들었다. 아마 코로나19로 지난해 국제 스카우트 체계가 흔들리자 않았더라면 국내 무대서 보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이의리의 최근 3경기 투구 내용은 놀랄만하다. 17이닝을 던져 3실점 1.5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7월 2일 두산전서 6이닝 2실점 승, 7월 11일 KT전서는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림픽을 다녀와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 14일 SSG를 상대로는 6이닝 1실점했다. 리그를 대표할 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1회 말 2번 추신수 홈런, 3번 최정을 몸에 맞히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웬만한 구력의 투수도 무너질 수 있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의리는 4번 로맥을 삼진, 5번 정의윤을 내야땅볼로 처리 위기를 벗어났다. 이의리에겐 2021년 신인왕보다 한국대표팀 에이스가 더 어울리는 단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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