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엑시트’의 재물손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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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는 대학 졸업 후 취업에 실패하고 있는 청년이 유독가스 배출 테러로 위험에 처한 가족과 일행들을 구하면서 자신도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유독가스 테러라는 재난에 코미디를 입힌 작품입니다.

작품 속에서, 유독가스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건물 옥상으로 가려던 용남(조정석 분)은 옥상 문을 열기 위해서 건물의 창문을 깨뜨립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타인의 재물인 창문을 깨뜨리는 것이 재물손괴죄에 해당할까요?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재물손괴죄가 성립하는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부담합니다. 실수로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만 있습니다.

재물은 유체물 및 관리할 수 있는 동력을 의미하는데 동산, 부동산, 경제적 교환가치 유무를 불문합니다. 문서는 사문서, 공문서 모두 포함하고, 사문서의 경우에는 권리·의무에 관한 것이든 사실 증명에 관한 것이든 불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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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록 등 특수매체 기록은 사람의 지각으로 인식할 수 없는 방식에 의하여 만들어진 기록을 의미하는데 광학기록도 포함됩니다. 재물, 문서, 특수매체 기록은 타인 소유를 의미하고 자기점유, 타인점유를 불문합니다. 문서의 경우도 타인 소유이면 자기명의, 타인 명의를 불문합니다.

손괴는 재물 등에 직접 유형력을 행사해 소유자의 이익에 반하는 물체의 상태변화를 가져오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즉, 물체 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물론이고, 원래의 목적에 일시적이라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나 중요한 부분의 훼손뿐만 아니라 간단히 수리할 수 있는 경미한 훼손도 포함됩니다.

은닉은 재물 등의 소재를 불명하게 하여 그 발견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고, 기타 방법은 식기에 방뇨하여 기분상 다시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경우처럼 사실상, 감정상으로 그 물건을 본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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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주거에 침입하여 재물을 망가뜨리면 주거침입죄와 재물손괴죄가 성립합니다. 그렇지만 재물을 훔친 후에 그 훔친 물건을 망가뜨리더라도 절도죄만 성립하고 재물손괴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사람을 칼로 찌르면서 의복을 손괴하는 경우에도 살인죄 또는 상해죄만 성립하고 재물손괴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영화 속에서, 용남이 타인의 재물인 창문을 깨뜨린 것은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합니다. 그렇지만 용남의 행위는 가족과 일행들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유독가스라는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긴급피난으로서 위법성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용남의 창문 부순행위는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화는 취업과 관계없는 산악동아리 활동을 한 취업준비생의 활약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배우고 익히는 그 어떤 것도 무용한 것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배우고 익힌 것 그 자체도 유용하겠지만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느끼고 깨닫는 것도 많습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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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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