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제훈 “나문희 선생님 ‘딱밤’ 때려 송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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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이제훈과 나문희는 장편상업영화에서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요즘 유행하는 범죄 스릴러라고 하기에도 어색하고, 로맨스 영화는 더더욱 아닐 터. 코미디 영화라 해도 왠지 큰 웃음을 줄 것 같은 콤비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는 이런 관객의 낮은 기대치를 배반하는 영화다. 막무가내 할머니 나문희와 원칙주의자 청년의 만남은 예상 밖에 재미와 감동을 안긴다.

이제훈은 최근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나문희와의 첫 만남에 대해 "내가 선배님 앞에서 대사 한 줄이라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당시의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선배님과 같이 연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설렜지만, 대선배이신데다 경력이 많으신데 얼마나 제가 그냥 어린 연기자처럼 보이시겠어요? 그런 부분에서 제가 선생님 앞에서 대사 한 줄이라도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런데 처음에 의상 피팅하고, 대본 리딩할 때, 저를 너무 웃으면서 환대하시고, 반갑다고 잘해보자고 하실 때 무장해제가 됐어요. 긴장한 순간이 풀어지면서, 마치 아들이나 손자 같이 대해주시는 모습에 저도 어리광을 피우고 싶어지더라고요. 촬영이 있든 없든 선생님이 계신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했어요."

‘아이 캔 스피크’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참견쟁이 시장 할머니 옥분이 영어를 잘하는 공무원 민재에게 영어 교습을 요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다. 이제훈은 극 중 원칙주의자 9급 공무원 민재 역을 맡아 ‘도깨비 할머니’ 나문희와 호흡을 맞줬다.

이제훈이 느꼈던 대선배 나문희는 영화 속에서의 모습과 일상의 간극이 크지 않은 배우다. 나문희가 전달해주는 대사에 반응 연기만 해도 걱정없이 상황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로서는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극중 규칙을 어긴 학생 나문희에게 ‘딱밤’을 때리는 신이었는데, 대선배의 이마를 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단다.

"’알까기’를 하는 장면이었어요. 여러 쇼트를 촬영하실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오히려 그런 부분이 식상하다, 원신 원테이크로 가자고 하셔서 원형 트랙에 카메라를 두고 한 번에 다 촬영했어요. 진짜 계산이 잘 돼서 해야 촬영이었는데 몇 테이크 안 갔어요. 선생님을 보며 신이 나서 그냥 했어요. 그 장면에 제가 감히 선생님의 ‘딱밤’을 때려요.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길 때 ‘어떡하지’ 했는데, 과감하게 때리라고, 개의치 말라고 하셨어요. 끝나고 ‘선생님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했는데…. 나중에 선생님 이마가 빨갛게 올라오신 걸 보고 놀랐어요. 선생님을 터치한 배우가 많지 않을텐데 감히 제가 그렇게 해 송구스러워요."

완성된 영화에 대한 만족감은 컸다. 이제훈은 이번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영화의 소재 중에 ‘위안부’라는 쉽지 않은 소재가 있는만큼, 왜곡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물과 시사회를 통해 먼저 본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당당해도 괜찮을 것 같단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볼 때 있어서 여러 요소를 봐요. 연출, 배우들의 연기, 카메라 워크, 톤앤 매너, 음악의 쓰임과 편집점 등 여러 부분들을 고려하면서 영화를 봅니다. 그런 것을 차치하고 이 영화가 주는 관통선, 메시지 진정성이 정말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그 부분이 참 감사해요. 특히 나문희 선생님께요.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처음 들었던 감정이 ‘나문희 선생님에게 너무 감사하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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