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편의 오디오파일] ‘작은거인’ 3총사의 위대한 삼중주

0
201709171008500201.jpg

시청현장 모습. 스피커, 앰프 모두 가장 작은 것들만 동원했다. © News1

201709171008501080.jpg

마이텍 ‘Brooklyn’ DAC © News1

201709171008513214.jpg

스펙 ‘RSA-717EX’ 인티앰프. © News1

201709171008511261.jpg

스캔소닉 ‘MB-1’ 스피커. © News1

(서울=뉴스1) 김편 오디오칼럼니스트 = 최근 작고 가볍지만 하이엔드 부럽지 않은 소리를 들려준 3총사를 만났다. 미국 마이텍(Mytek Digital)의 DAC ‘Brooklyn’, 일본 스펙(Spec Corporation)의 인티앰프 ‘RSA-717EX‘, 덴마크 ‘스캔소닉’(Scansonic)의 스피커 ‘MB-1’이었다.

그리 비싸지 않은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물려 몇 곡 들었는데, 크기와 가격을 훨씬 넘어서는 소리를 들려줬다. 이 정도 되면 진정 ‘작은 거인’이라 불러도 되겠다 싶었다.

2kg에 불과한 마이텍의 ‘Brooklyn’ DAC은 고스펙으로 중무장한 디지털-아날로그 컨버터. 원래 프로용, 스튜디오용 제품을 만들다 하이파이 시장에 뛰어든 마이텍인 만큼 ‘스펙’에 관한 한 거의 ‘극한’이다.

ESS사의 ‘Sabre 9018k2m’ 칩을 써서 PCM 음원은 32비트-384kHz까지, DSD 음원은 DSD256까지 지원한다. 더욱이 최근 압축 무손실 전송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MQA 음원도 재생할 수 있다. 0.82ps 수준의 내장 클럭이 있어 보다 지터가 없는 컨버팅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최대 6W 출력의 헤드폰 앰프가 있어 울리기 어려운 헤드폰도 드라이빙할 수 있고, MM, MC 포노입력 단자가 있어 기본적으로 LP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1dB 스텝으로 작동하는 아날로그 어테뉴에이터와 32비트, 1dB 스텝으로 작동하는 디지털 어테뉴에이터가 있어 프리앰프로도 쓸 수 있다. 실제로 ‘Brooklyn’에는 디지털 입력단자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입력단자(1조. 포노입력 겸용), 아날로그 출력단자(RCA 1조, XLR 1조)가 마련돼 있다.

스펙 ‘RSA-717EX’는 클래스D 앰프다. 펄스 폭 변조(PWM)를 통해 증폭을 일궈내는 앰프라는 것이다. 즉, 아날로 신호를 PWM으로 바꾼 후 트랜지스터나 진공관 같은 아날로그 증폭소자 대신 스위칭 콘트롤러를 통해 증폭하는 것. PWM 신호의 폭에 따라 스위칭 시간을 달리해 증폭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스위칭 증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래 클래스D 앰프는 효율이 좋기로 유명한데 ‘RSA-717EX’는 무려 96%에 달한다. 공급받는 전력이 열 등으로 소비되지 않고 오로지 증폭에만 씌여진다는 얘기다.

그런데 스펙의 창립자(이시미 슈조우)가 경력 30년의 진공관 앰프 전문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내가 구하려고 해도 괜찮은 진공관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그 새로운 돌파구로 기존과는 전혀 다른 클래스D 앰프를 만들게 됐다”는 게 그의 출사표였다.

그리고는 B&O의 ‘아이스파워(IcePower)’나 하이펙스의 ‘엔코어(NCore) 같은 기존 클래스D 양산 모듈을 쓰지 않고 일일이 증폭회로를 설계해 출력을 75W(6옴)에서 끊었다. 물론 진공관 같은 순수하고 리니어한 재생음을 위해서다. 사실 모델이름에 들어가 있는 ‘RSA’는 ‘리얼 사운드 앰프’(Real Sound Amplifier)의 약자다.

외관은 미니멀 디자인 그 자체다. 알루미늄 섀시 양 측면에 붉은 빛이 감도는 가문비나무를 덧댄 디자인에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측면 가문비나무는 또한 앞쪽 지지대 역할을 하고, 앰프 하단 후면에는 둥그런 단풍나무 재질의 인슐레이터가 별도 마련돼 3점 지지를 하고 있다.

외관 뿐만 아니라 음향학적 설계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이 앰프는 리모컨 기능이 없고 외장 모듈 형태의 리모컨 세트를 별도 구매해야 하는데, 이는 내장 모터로 인한 음질열화를 막기위한 세심한 조치로 보인다.

스캔소닉은 같은 덴마크의 하이엔드 스피커 제작사 ‘라이도’(Raidho Acoustics)의 마이클 뵈렌슨이 설립한 브랜드. 워낙 고가로 출시된 라이도와는 달리 좀 더 현실적인 가격대로 라이도 사운드를 재현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세웠다. 스캔소닉이 ‘베이비 라이도’라 불리는 이유다. 이번에 들은 스탠드 마운트형 ‘MB-1’은 스캔소닉이 만든 스피커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제품. 스피커만 200만원, 전용 스탠드가 200만원이다.

유닛 구성은 고역대를 책임지는 리본 트위터(진동판은 캔튼/알루미늄)와 중저역대를 책임지는 4.5인치짜리 카본 미드우퍼의 2웨이 구성. 크로스오버는 3.5kHz에서 이뤄진다. 저역 보강을 위한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전면 하단에 마련됐다.

내부 정재파 감소를 위해 측면과 후면이 둥글게 타원형으로 마감된 점도 눈길을 끈다. 앰프와 연결을 위한 바인딩 포스트는 후면 하단에 1조가 마련돼 있다. 주파수응답특성은 50Hz~40kHz, 공칭임피던스는 6옴.

이들 3총사가 빚어낸 소리는 상상을 뛰어넘었다. 우선 대형 스피커로 착각할 만큼 넓게 펼쳐지는 사운드스테이지가 압권. 가상의 무대에 탁탁 틀어박히는 각 악기와 보컬의 이미지도 아주 선명하게 자리를 잡았다. 고역은 리본 트위터답게 상쾌하고 에어리하게 잘 뻗었고 저역은 ‘50Hz’와 ‘클래스D 70W’라는 스피커와 앰프의 스펙이 의심이 갈 정도 낮게 그리고 단단하게 재생됐다.

DAC 컨버팅 실력 역시 해상도와 분해능에서 어디 흠잡을 데 없는 수준. 평소 자주 듣던 듀크 엘링턴의 ‘Blues In Blueprint’를 들어보니 재즈 악기들을 무대에 흩뿌리는 분해능과 디지털 냄새를 사라지게 한 컨버팅 실력이 일품이다. 물론 보다 촉촉하고 생생한 질감이 느껴지는 아날로그 사운드에 욕심이 나기는 했지만, 이를 구현하려면 경험상 최소 10배 이상의 돈을 DAC에 지불해야 한다. 참고로 ‘Brookly’의 가격은 291만원이다.

앙증맞을 정도로 작고 가벼운 ‘Brookly’ DAC, 미니멀하고 시크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RSA-717EX’, 라이도의 하이엔드 스피커 만듦새를 그대로 이어받은 ‘MB-1’. 몇 배 이상 덩치가 크고 가격대가 높은 조합에도 결코 밀리지 않을 작은거인 3총사의 위대한 시청 현장이었다.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