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美그린 나란히 정복…’태극남매’ 함께 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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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1811540634.jpg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고진영(26)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임성재(23)가 같은날 우승 트로피를 동시에 들어올렸다. 고진영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에서 열린 LPGA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임성재는 같은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에서 각각 우승했다. 한국 남녀 선수들이 같은날 PGA와 LPGA 대회에서 동시에 정상을 차지한 것은 한국 날짜 기준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5년 최경주(51)와 한희원(43), 2006년 최경주와 홍진주(38), 2009년 양용은(49)과 신지애(33)가 같은 주말 우승했으나 하루씩 차이가 났다.

■고진영, 통산 10승 달성

먼저 우승 소식을 전해온 것은 고진영이다. 고진영은 이날 열린 LPGA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6개를 잡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카롤리나 마손(독일)의 추격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와이어 투 와이어로 시즌 3승째를 장식했다.

고진영은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시즌 첫승,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2승째를 거둔 바 있다. 그리고 또 다시 한 달만에 대회 2연패로 통산 10승째를 자축했다. 마지막날 66타를 쳐 지난 7월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를 시작으로 14라운드 연속 60타 대수를 기록, 소렌스탐이 보유하고 있던 최다 연속 60대 타수와 타이가 됐다.

LPGA투어에서 올 시즌 3승을 거둔 선수는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와 고진영 둘 뿐이다. 또 고진영은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신지애(11승), 김세영(12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 LPGA투어에서 10승 이상을 올린 5번째 선수가 됐다. 또 이번 우승 상금 45만달러를 보태 LPGA투어 사상 40번째로 통산 상금 700만달러(725만7239달러)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로는 11번째다.

4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전반에 2타를 줄여 2위 그룹과의 격차를 5타 차이로 벌리면서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후반에도 16번홀까지 버디만 4개 솎아내 큰 위기 없이 시즌 3승째를 달성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금의환향하는 고진영은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LPGA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4승 사냥에 도전한다.

고진영은 "지난주 아쉬웠던 경기를 해서 이를 잘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지 부담감이 많았다. 감사하게도 이번에 너무 훌륭한 경기를 했다"면서 "많은 압박이 있을 때 경기를 하면 집중하기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오늘 플레이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도 10승, 미국에서 10승이 됐는데 의미 있는 파운더스컵에서, 그것도 내가 디펜딩 챔피언인 대회에서 우승을 해 영광"이면서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한 개쯤은 해야 사람 냄새가 나지 않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버디 9개’ 임성재, 통산 2승

연이어 임성재가 승전보를 울렸다. 임성재는 같은날 라스베이거스 TPC서머린(파71·7255야드)에서 열린 PGA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총상금 70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9개를 쓸어 담아 9언더파 62타를 쳤다. 최종합계 24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장타자’ 매슈 울프(미국)의 추격을 4타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20년 3월 혼다 클래식에서 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이후 1년7개월만에 통산 2승째다. 자신의 PGA투어 100번째 출전만에 거둔 우승인데다 PGA투어 최다승(82승) 타이기록 보유자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생애 첫승을 거둔 대회라 의미가 더 컸다.

임성재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PGA투어에서 통산 20승째를 합작했다. 2002년 5월 최경주(51)가 컴팩 클래식에서 처음 우승한 이후 통산 8승, 김시우(26·CJ대한통운)가 3승, 임성재와 함께 양용은(49), 배상문(35·키움증권)이 2승, 그리고 강성훈(34), 이경훈(30·이상 CJ대한통운), 노승열(30)이 각각 1승씩을거두고 있다.

우승상금 126만 달러(약 15억원)를 보탠 임성재는 통산 상금을 1268만2196달러로 늘렸다. 2018년 10월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PGA투어 공식 데뷔전을 치른 임성재는 통산 100번째 경기에서 통산 상금 1200만달러 돌파에 성공했다. 1200만달러 돌파는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 김시우에 이어 세번째로 대회당 12만6821달러를 벌어들인 꼴이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임성재는 1번홀(파4)에서 10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4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3.3m에 붙여 버디를 추가한 임성재는 여세를 몰아 6번(파4)에서 약 4m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차 2위로 도약했다. 그리고 곧이어 선두가 4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기세가 오른 임성재는 7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2.1m에 떨궈 버디를 잡아 단독선두를 꿰찼다. 이후 샷감은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9번홀(파5)부터 13번홀(파4)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고공비행을 한 임성재는 2위권과의 격차를 5타차까지 벌렸다. 이후 버디 퍼레이드는 멈췄지만 4타차 통산 2승을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임성재는 "3라운드와 달리 오늘 바람이 없어 경기하기에 편했다"며 "드라이버나 아이언, 퍼터가 중요할 때 잘 돼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통산 2승 원동력을 설명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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