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국내서 열리는 LPGA투어, 성공 개최 만반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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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기장(부산)=정대균 기자】1987년 ‘백상어’ 그렉 노먼에 반해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그로부터 33년이 지난 지난해 12월 부울경 최고 명문 골프장 CEO로 취임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LPGA 인터내셔널 부산 골프장의 김도형 대표(63) 얘기다.

27홀인 이 골프장은 2002년 8월 부산 아시안게임 골프대회 개최지로 개장했다. 원래 이름이 아시아드CC였던 것은 그래서다. 그랬던 아시아드가 지난 2019년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김 대표는 이 골프장을 스스로 ‘고향’이라고 말한다. 그럴만도 하다. 2002년 총괄운영부장으로 이 골프장과 첫 인연을 맺은 이후 2006년 LPGA 인터내셔널 부산CC 총지배인, 2009년 상근이사를 거쳐 지난해 12월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니 말이다.

그런 김 대표 입장에서 아시아드가 LPGA인터내셔널 부산으로 바뀌었으니 썩 내키지 않은 건 당연하다. 몇 년만에 고향집에 돌아왔더니 대문 문패가 바뀌었을 때 느꼈던 허망함과 진배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국내 유일의 LPGA투어 개최라는 상징성에 의미를 두고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주최측과 LPGA투어 대회 준비에 최대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회 개막을 1주일여 앞두고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LPGA투어 상위 랭커들이 대거 불참한 것이 아쉽다. 또 모처럼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이벤트에 팬들이 현장에서 직관하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면서 "설령 그렇더라도 저를 비롯한 골프장 임직원들은 출전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김 대표는 학창시절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그랬던 그가 1987년 노먼의 카우보이형 ‘아쿠브라’ 모자에 반해 골프채를 처음 잡은 뒤 30여년이 지난 지금 진정한 골프 전문가로 변신에 성공했다. 그것은 현재 위치로 충분히 설명된다.

그는 첫 라운드를 경주조선CC에서 했다. 아직도 머리 올린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한다. 축구로 다져진 몸이라 꽤나 튼튼했지만 동반자들이 지나치게 의식돼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고 한다. 그는 "정작 동반자들은 나한테 전혀 관심이 없다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지난날을 회상하며 웃었다.

18홀 6언더파 66타로 라베 스코어를 기록했을 당시만 해도 골프가 가장 쉬운 운동인 줄 알았다. 그러니 골프에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2005년에는 ‘골프 클럽에 따른 스윙 동작의 운동학 및 운동 역학적 비교’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도 받았다. 그리고 골프장에 몸 담지 않을 땐 경남정보대 스포츠재활트레이닝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을 지도했다.

사업(무역업)을 별도로 하면서 1995년에는 연습장도 운영했다. 국내 골프 연습장 최초로 스윙 분석기를 들여오기도 했다. 일반인들은 자신의 스윙이 맘에 들지 않다고 잘 이용하지 않은 대신 지역 프로들이 자주 이용했다. IMF로 문을 닫았지만 오늘날 과학적 레슨 기법의 골프 연습장 효시로서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렇듯 화려한 그의 골프 이력은 골프장 경영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임 이후 코스 컨디션, 서비스, 영업 실적 등이 이전과 확연히 다른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김 대표는 "부임 이후 팀 수를 줄였다. 그런데도 영업 실적은 반대로 늘었다. 그동안 쌓아온 영업 노하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면서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배제하고 회원 위주로 하되 비회원은 회원 추천으로만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그랬더니 내장객의 수준은 더욱 높아지고 코스 컨디션 등 전체적인 골프장 퀄리티는 좋아졌다"고 했다.

내년이면 LPGA인터내셔널 골프장은 개장 20주년을 맞는다. 그는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침체돼 있는 국내 남자 골프 활성화를 위해 KPGA코리안투어 부산오픈 혹은 부산 마스터즈(가칭)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리 골프장에서 LPGA투어와 KLPGA투어는 열렸지만 남자대회는 없었다"며 "골프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역 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최소 10년 이상 지속될 부산을 대표하는 대회를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마치고 나면 회원을 위한 ‘통큰’ 행사도 계획중이다. 대회 때문에 여러모로 불편을 겪은 회원들에게 보상 차원에서 대회 종료 1주일이 지난 일요일에 무료 라운드를 열기로 했다. 물론 식음료도 전액 골프장이 부담한다.

그는 "우리 골프장은 내게 있어 고향이나 다름없다. 골프장이 잘 되고 안되고는 내 자존심이다.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인다"면서 "당장은 오는 21일 개막하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우리 골프장이 아시아를 너머 전 세계 골프 마니아들이 즐겨찾는 명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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