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구해줘③]구해달라는 아이들, 가만 있으라는 어른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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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ONC ‘구해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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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한국 최초의 ‘사이비 스릴러’라는 타이틀을 단 OCN ‘구해줘’는 독특한 소재가 주는 흥미를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시켰다. 매회 통쾌한 결말을 줘야 하는 ‘사이다’ 중독에서 벗어난 전개였다. 16회라는 큰 그림 안에서 구선원은 새천국은 커녕 참으로 벗어나기 힘든 지옥도였다. 질리도록 구선원을 탈출하고 싶었던 시청자들은 다소 답답함을 호소했지만, 그것이 바로 ‘구해줘’의 큰 그림이었다. 아무리 탈출하려고 발버둥쳐도 쉽지 않은 ‘사이비’가 바로 그러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

‘구해줘’는 신인 작가 정이도(이하 정)와 그동안 영화를 연출했던 김성수(이하 김)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 ‘징글징글’한 스릴러를 완성한 두 사람을 뉴스1 인터뷰로 만났다. ([아듀, 구해줘②] 남주인공 옥택연, 왜 영웅이 아니냐 물으신다면 에 이어)

Q. 특히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조성하의 ‘백발’ 콘셉트였다.

김 “정말 선택하기 힘든 역할이었을텐데 본인이 어떻게 해야 교주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 무척 고민을 많이 하더라. 교주를 자신의 느낌으로 만들기 위해 교주의 말투, 제스쳐, 외형들을 고민했다. 머리가 부스러질 때까지 탈색을 하고 의상, 소품들을 고민하고 준비해왔다. 교주 이상의 교주를 보여준 것 같다.”

Q. 현실에 스며드는 사이비인데, 다르게 말하면 조금은 판타지같은 복장이라는 점이 몰입을 방해할까 고민하지 않았나.

김 “선택의 문제다. 리얼하게 갈 것인지 아닌지. 사이비 종교집단을 최대한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 목표인 드라마는 아니었다. 그리고 실제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내가 체험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들(사이비)이 가진 이중적인 모습이 최대한 드러나면 된다고 생각했다. 비주얼 콘셉트에 있어서 우리가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나온 것과 똑같이 갈 필요는 없다고 봤다.”

Q. 갑자기 궁금해진다. 작가와 감독이 꼽는 ‘구해줘’ 최악의 인물은 누구인가.

정 (고민 끝에)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정말 잘 모르겠다. 각각의 캐릭터가 악인이든 선인이든 그 안에 내 모습이, 이웃의 모습이 있기도 하다. 단순하게 최악을 꼽기란 어렵다. 다 나쁜 놈이다. (웃음)”

김 “나는 백정기다.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알아서 도저히 좋게 봐줄 수가 없다. (웃음) 만약 백정기가 최악의 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 백정기가 진짜 나쁜 놈이다.”

Q. 개인적으로는 상미의 아빠 임주호가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 사람의 다른 면이 보였다. 구선원 밖의 사회가 그에게는 더욱 처참했기에, 가짜 세계에 그토록 몰입한 것 같았다.

김 “사이비는 철저하게 사회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해져있는 사람에게 파고 든다. 결국은 우리가 얼만큼 정신적으로 허약해져 있는가 상미 아버지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다. 가정 폭력의 문제로 보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피해자, 사회적인 문제를 상징한 인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분명 그들을 통해 우리 사회를 생각해볼 수 있다.”

Q. ‘구해줘’는 ‘어른’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드라마로 보인다. 무지군에는 제대로 된 어른이 없다.

김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 ‘구해줘’라고 외친 애들이 있고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이 있었다. 어른들이 만든 시스템에 동조했던, 그 시스템에 표를 던진 수많은 어른들이 있고 그 속에서 그럼 아이들은 어떻게 구원을 받아야 되느냐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러하니, 너희들(아이들)끼리 스스로 구해주는 이야기가 ‘구해줘’다. 스스로 구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어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단순하게 사이비 종교의 집단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여러 현실들, 사회 문제들을 총괄해서 우리 사회의 모순이 있는 것을 한꺼번에 담고 싶었다.”

정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로서 몫이 있다면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모순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사이비 안에 약한 자들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모순들 말이다.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사회가 만들어낸 희생양일수도 있는 거고, 그들을 지켜줘야 할 사회가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 인물들을 세팅하다보니 사회의 순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인물들로 채워졌고, 그런 것들이 모여서 사회를 이끄는 많은 기성 어른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구해달라고 이렇게 간절한 ‘시그널’을 주고 있는데 왜 외면하나, 대답해주라는 메시지를 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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