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정수빈에겐 외야가 좁다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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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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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두산이 10번째 가을 야구서 만났다. 그 동안 결과는 삼성이 5승 4패로 한 발 앞섰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선 두산이 3승 2패로 우위다. 삼성과 두산은 9일부터 3전 2선승제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

1차전 대구, 2차전 잠실, 3차전까지 가면 다시 대구 라이온즈파크로 무대를 옮긴다. 여기서 이긴 팀은 KT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로 올라간다. 두 팀의 가을은 늘 흥미로웠다.

올 가을의 초점은 가장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중견수 싸움이다. 박해민(31·삼성)과 정수빈(31·두산)은 한국야구 최고의 명품 수비 외야수다. 외야는 넓지만 이 둘이 서 있으면 도리어 좁게 느껴진다.

박해민은 외야의 지배자다. 우익수와 좌익수 영역까지 침범한다. 그가 소리치면 나머지 야수들은 조용히 자리를 양보한다. 정수빈은 외야의 포식자다. 은밀히 잠복해 있다가 순식간에 먹이를 낚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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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은 지난 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결정전서 수비로 팀을 살렸다. 1회 선두타자 홍창기의 좌중간 타구를 걷어내 단숨에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2회 구본혁의 타구를 잡아냈을 땐 마운드의 이영하가 ‘기막히다’는 미소를 흘렸다. 동료조차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삼성은 10월 5일 현재 3위였다. 하루하루 가을 야구 같은 분위기. 다음 날 키움과 원정서 만났다. 선발 투수는 이번 플레이오프 1차전과 마찬가지로 뷰캐년. 3회 송성문의 타구는 까다로웠다.

중견수 쪽으로 빠르게 날아오다 뚝 떨어졌다. 누가 봐도 안타였다. 어느새 박해민이 그 자리에 있었다. 흔히 이런 수비를 신발 끈 매듯 한다고 표현한다. 슬라이딩도 하지 않고 타구를 건져냈다. 보통의 수비 같으면 놓치거나 아슬아슬한 슬라이딩 캐치여야 했다.

투수 뷰캐년은 글러브로 물개 박수를 쳤다. 저런 수비를 한두 번 봤어야지. 남들에겐 어쩌다 파인 플레이지만 박해민에겐 일상이다. 삼성이 이겨 2위로 올라섰다. 삼성이나 두산과 대결하는 팀이 되도록 중견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내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정수빈은 정규리그서 빛나지 않았다. 타율 0.259면 6년 56억 원 선수로는 조금 아쉽다. 막상 가을 야구를 시작하자 언제 부진했냐는 듯 펄펄 날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서 타율 0.462, 타점도 5개나 된다. 2번 페르난데스와 함께 최강의 가을 테이블세터로 떠올랐다.

박해민과 피렐라 콤비의 위력도 못지않다. 피렐라는 삼성의 더그아웃 온도를 바꿔놓았다. 황소 같은 베이스러닝으로 잠자는 사자를 깨웠다. 박해민과 왼쪽,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는 이상적인 타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과 삼성의 올 가을 야구는 화제도 풍성하다. 6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르는 김태형 감독(두산)과 처음 뜨거운 가을을 맞보는 허삼영 감독(삼성). FA 오재일(삼성)과 보상선수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박계범(두산). 최강 외국인 타자를 겨루는 페르난데스와 피렐라. 서로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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